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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제암리 학살 은폐 모의" 일기 발견

양윤석

입력 : 2007.02.28 08:12|수정 : 2007.02.28 08:12

아사히 신문, 우쓰노미야 조선군사령관 일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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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운동 당시 일제가 제암리 학살 사건 등을 은폐하도록 모의한 과정 등을 기록한 당시 우쓰노미야 조선군사령관의 일기가 발견됐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도쿄 양윤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쓰노미야의 일기에서는 우선 제암리 사건 은폐 과정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사령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서울 남쪽에서 일본군 병사가 조선인 30여 명을 교회 안에 가두고 학살,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실을 사실대로 처분하면 가장 간단하지만 학살·방화를 인정하면 일본 제국의 입장이 엄청나게 불리해진다."

이 때문에 " 4월 18일 간부들과 협의에서 저항했기 때문에 살륙했다며 학살·방화를 시인하지 않기로 결론짓고 회의를 마쳤다"는 것입니다.

또 사건에 관련된 중위는 진압 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다며 30일간 무거운 근신 처분을 내렸다고 적고 있습니다.

일제 스스로도 3.1운동의 무자비한 진압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우쓰노이먀는 또, 3.1운동은 기독교 신자와 민족종교인 천도교 신자,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하고 외국인 선교사들이 후원한 것으로, 조선 민중 봉기의 뿌리는 일제의 무단통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부녀자와 결혼시킨 것이나 다름없는 무단통치에 조선인들이 원한을 갖고 소요를 일으킨 것은 당연했다"며, 자신은 독립운동가들과 만나 회유공작을 벌이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일 역사 연구가들은 제암리 사건의 은폐 과정 등을 담은 우쓰노미야의 일기는 일제 식민 지배의 실태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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