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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저작권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 2007.02.28 00:11


27일 부산고법이 1970년대 그룹 키보이스가 불러 히트한 '해변으로 가요'의 원작자가 재일교포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가요계 저작권 관행에 경종이 울렸다.

재판부는 이 노래의 원작자는 1966년께 일본 도쿄(東京)에서 그룹 더 아스트 제트의 리더로 활동한 이철(일본명 아베 데쓰)씨가 작사, 작곡한 '고히비토타쓰노 하마베'(연인의 해변)로 인정된다며 1998년 6월부터 73개월간 저작권료 8천여만 원을 받은 키보이스의 장모 씨 측에 이를 반환토록 했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결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은 사안 자체가 저작권 개념이 허술했던 시기에 발생한 일이기는 하지만 갈수록 빈발하는 저작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부나 가요계 차원의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유명 작곡가는 "저작권 개념은 1970년대 이후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그 당시 활동한 선배 작곡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유흥업소를 장악한 조직폭력배들 손에 저작권이 관리될 정도로 허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음반 및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으로 저작권이 작곡가의 주요 수입원이어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며 "현재 가수들은 신곡이어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작품 사용 승인서'를 제출해야 해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작곡가는 "당시엔 저작권 관리가 소홀해 발생한 문제겠지만 기본적으론 남의 곡을 자기 것으로 등록한 사람의 양심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키보이스가 이 노래를 부른 덕택에 히트한 상황에서 이씨가 이제와서 자신의 저작권을 찾겠다는 것은 금전적인 수익때문 아니겠냐"는 냉소적 반응도 보였다.

사실 과거 히트곡에 대한 이같은 분쟁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매듀엣 펄시스터즈 출신 배인숙 씨가 외국곡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우리말 가사를 자신이 썼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 회장인 지모 씨를 사기 및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으며 작사가 유호 씨는 '님은 먼곳에'의 작사가로 알려진 가수 신중현 씨를 상대로 낸 저작권 확인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요즘엔 노래 전체가 아닌, 일부를 표절했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작곡가 조영수 씨는 "(끊이지 않는 표절 시비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로 표절 심의 기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곡 발표 전 이를 검증한다면 작곡가들도 표절 의혹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가요계엔 저작권 관리를 위한 작곡가들의 집단적인 움직임도 있다.

작품자들의 저작권을 관리해주는 업무(퍼블리싱)를 위해 뮤직큐브, 내가네트워크 등 작곡가 집단이 생겨났고 특히 아시아권을 주무대로 한 한류 스타의 증가로 일본, 태국, 대만 등지 가수들이 국내 작곡가들에게 곡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같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들 회사는 보유 음악 콘텐츠의 수출 및 프로모션을 통해 발생한 저작권료를 징수ㆍ분배하는 업무에 무게를 싣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들이 가시화되면 음원의 해외 수출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돼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작곡가의 한류 시대를 여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