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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탈당 논란부터 선언까지

입력 : 2007.02.23 00:23

재작년 7월 첫 언급…취임 4주년 앞두고 선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 정리 논란 시점은 2005년 7월7일 "권력을 내놓겠다"는 이른바 `대연정(大聯政)' 제안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대통령은 당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간담회에서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면 내각제 수준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정치권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대연정 제안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의 외면속에 물거품이 되면서 여당내 혼란을 야기하자 노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탈당을 언급했다.

당시 발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반년이 지난 작년 1월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대연정을 제안한 이후 당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당시 당 지도부에 탈당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고 직접 공개했다.

자신이 스스로 탈당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에는 당의 반대가 심해서 없던 일로 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당 일각에서 같은 해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그 원인을 노 대통령의 실정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탈당 얘기를 끄집어 내기 시작했지만, 노 대통령은 단호하게 '탈당 불가' 입장으로 대응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 직후인 6월3일 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선거 참패후 당이 어렵게 됐는데 떠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당적을 유지하겠다"고 탈당 요구에 쐐기를 박은 것.

노 대통령은 같은 달 29일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간담회에서도 "당의 어려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당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탈당하지 않겠다"며 재차 탈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어진 7.26 재보선에서도 여당이 민심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자신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병준(金秉準)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육부총리로 앉히자 노 대통령에 대한 여당내 불만이 증폭됐다.

당내 심상찮은 움직임을 간파한 노 대통령은 8월6일 우리당 지도부와 만나 더욱 강한 어조로 "탈당은 절대 하지 않겠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을 지고 싶다"고도 했다.

이튿날에도 "퇴임 이후 당에 돌아가고 싶은데 고문이라도 시켜달라"며 열린우리당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러나 노 대통령에 대한 우리당내 불만이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공석이던 법무장관 후임에 거론도 하지 않은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비토론이 제기되는 등 여당이 자신을 자꾸 코너로 몰아넣자 탈당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달 24일 우리당 재선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총선.대선에서 대통령이 걸림돌이 된다면..."이라고 말을 흐린 것이다. 비록 조건부이긴 했지만 탈당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었다.

또 전효숙(全孝淑)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건이 표류하면서 103일만에 지명 철회로까지 이어지자 노 대통령은 11월28일 국무회의장에서 "만일 당적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까지 몰리면 임기 중에 당적을 포기하는 네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다. 가급적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지만 그 길 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작심한 듯 발언, 정치권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이후 열린우리당의 신당창당 논의 본격화 속에 노 대통령이 "신당은 지역당"이라고 규정짓고 여당과 사전 상의 없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불쑥 내던지자 부글부글 끓던 당내에서는 `더이상 함께 갈 수 없다'며 노골적인 탈당 요구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지난 달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을 조건으로 야당이 요구한다면 탈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데 이어 25일 신년연설에서는 여당이 신당 추진에 걸림돌로 생각한다면 당적을 이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건부이긴 했지만 사실상의 탈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이 때부터 관심은 탈당 시점에 쏠렸다.

이후 우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분당사태를 속절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2.14 전당대회와 맞물린 유럽순방 직전인 11일 한명숙(韓明淑) 총리와 만나 탈당을 논의했고, 순방 직후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과 탈당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숙의하는 등 탈당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노 대통령의 당적 정리와 한 총리의 사퇴후 당 복귀는 지난 11일 회동에서 정리됐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2.14 전당대회후 당적 정리 입장을 밝혔고, 한 총리는 대통령 당적 정리시 정치권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는 것. 한 총리의 사의 표명은 사실상 이 자리에서 이뤄졌던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 탈당의 구체적 시점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과정은 철저한 보안속에서 절차가 진행됐으나, 지난 20일 '노 대통령이 2월 임시국회 회기중 탈당할 것'이라는 연합뉴스 보도를 계기로 탈당 논의는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이후 노 대통령은 22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소집토록 했고, 이 자리에서 당적 정리 의사를 천명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앞서 21일 저녁 한 총리와 다시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당적 정리 시점 등을 설명했다.

결국 취임 4주년(25일)을 사흘 앞둔 22일 청와대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당적 정리 뜻을, 한 총리는 당 복귀 뜻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이로써 노 대통령은 임기중 4번째로 탈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