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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 "설 연휴, 부모님께 따뜻한 전화라도"

입력 : 2007.02.16 17:47|수정 : 2007.02.16 23:15


여러분 휴대전화 갖고 계시죠?

얼마전 통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가입자가 4천만 명을 넘었다니 우리는 이미 1인 1휴대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셈입니다.

세상 참 많이 변했죠?

제가 어렸을 때는 전화가 무척 귀했습니다.

아버지가 신문 기자여서 우리 집에 비상 연락용 전화가 있었는데, 이게 우리 동네 유일한 전화였습니다.

당연히 누구네 며느리 아이 낳았다, 누구네 할아버지 돌아가셨다던지, 급한 전화는 모두 우리 집으로 왔고, 저는 온 동네에 그 전화통지 심부름을 했습니다.

제가 세계 오지 여행을 할 때는 집에 전화를 자주 못했습니다.

국제 전화 요금 비싼 것만 생각하고 엄마가 제 소식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건 염두에 두지 못한거죠.

위험한데만 골라다니는 딸이 아픈건 아닌지, 험한 일을 당하는 건 아닌지 얼마나 궁금하셨겠어요?

돈 아끼느라 몇 달 만에 큰맘먹고 전화를 걸면 엄마는 "니 어디고" 하면서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그게 안도의 눈물이라는 것도 모르고 저는 번번이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이 전화가 얼마나 비싼건데, 울려면 빨리 다른 사람 바꿔줘요", 통화료는 2만 원 남짓, 고작 그 돈을 아끼느라 엄마 간을 그렇게 졸이게 했던 겁니다.

뒤늦게야 저는 알았습니다.

안 그런 척 하여도 부모님은 자식들의 전화를 늘 애타게 기다리신다는 사실을.

몇 년 전에 엄마가 돌아가셨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전화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하고 딱 5분만 통화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통화료는 2만 원이 아니라 20만 원, 아니 2백만 원이라도 기꺼이 낼텐데 말이예요.

설 명절입니다.

말 나온 김에 여러분 지금 당장 부모님께 안부 전화 한통 드리면 어떨까요?

"어머니, 아버지, 저예요.", 이 한마디가 부모님에게는 무엇보다도 반가운 명절 선물일겁니다.

(한비야/월드비젼 긴급구호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