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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행복] 에밀레의 행복한 나들이

입력 : 2007.02.16 11:53|수정 : 2007.02.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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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해 하루 종일 방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97살의 이월성 할머니.

하지만,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며느리가 있어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합니다.

그런데, 우리 며느리 생김새가 조금 낯설죠? 그렇습니다.

에밀레 씨는 1996년 한국으로 시집온 필리핀 여성인데요.

중풍과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곁에서 11년을 한결같이 극진히 봉양하고 있는 장한 며느리입니다.

[(시래기 무쳐 왔어요. 어때요? 맛있어요?) 네가 하면 맛있어.]

하루 종일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의 식사 시중부터 목욕에 대·소변까지 받아내다 보면 힘에 부칠 법도 하지만, 인상 한번 쓰는 법이 없을 정도로 청원에서는 소문난 효부인데요.

[신영숙(53)/ 충북 청원군 현도면 달계리 (이웃 주민) : 저도 어른 모시고 사는데 3분의 1도 못 쫓아가요. 외국인이 와서 하는 행동을... 참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스스로 선택한 길이지만 한 가정의 며느리, 아내, 어머니로서, 낯선 한국 문화와 생활에 적응하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습니다.

[에밀레(39)/충북 청원군 현도면 달계리 : 말이 안통하니까, 어머니 만날(매일) 야단치고 집에 살림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음식도 만들지 못하고 어머니 답답한가 봐요.]

11년이 흐른 지금, 제법 한국 주부 티가 날만큼 한국 문화에 적응했는데요.

이는 남편의 보이지 않는 믿음과 지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짜증 안내시고?) 아니요 괜찮아요. 오늘 기분 너무 좋아요, 오늘도 당신 일 많이 했어요?]

에밀레 씨 가족에게 오늘은 아주 뜻 깊은 날입니다.

시집와 처음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나들이 길, 마냥 신난 듯 발걸음이 가벼운데요.

사랑의 열매가 설을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다문화 가족캠프'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사회와 전통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것입니다.

[전흥윤/사회복지공동모금회 팀장: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또 가족간의 우애도 다질 수 있는 시간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고국을 떠난 지 짧게는 1년, 많게는 10년이 넘었지만 오늘만은 활짝 웃으며, 고향에서의 설날도 떠올려보는데요.

먼저 한복을 입고, 절하는 법부터 배워 보았습니다.

어설픈 몸짓, 손짓, 실수를 연발합니다.

굴렁쇠 놀이, 제기 차기, 닭싸움 아직 모두 서툴지만, 한국 문화를 익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는데요.

명절 때면 더욱 더 고향 생각이 간절한 이들 고향은 갈 수 없어도 함께 어울려 외롭지 않은 이들.

200여 가정이 모처럼 흥겨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데요.

2005년 한 해 동안 국제 결혼한 가정은 4만 3천여 가구.

'다른 것'은 그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들 모두 우리 소중한 이웃인 만큼,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문화 가족을 포용할 수 있는 넉넉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