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분석 결과 식습관 등 생활상 엿볼 수 있어
<앵커>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삼국시대 것으로는 추정되는 공동 화장실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요즘 화장실과 비교해봐도 매우 과학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전주방송, 정윤성 기자입니다.
<기자>
왕궁리 유적지 서북편에서 발굴된 화장실입니다.
깊이는 3.3m, 여러 명이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대중 화장실입니다.
이런 화장실이 모두 세 곳, 동서방향으로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오물을 내보내기 위해 돌로 쌓은 배수로가 설치돼 있습니다.
부근에서는 왕족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오늘날의 변기 모양의 토기도 발견됐습니다.
[전용호/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 내부의 오수를 좁은 수로를 통해서 밖으로 빼내는 오늘날의 정화조와 같은 화장실의 내부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온 토양을 분석한 결과 주로 채소를 섭취할 때 감염되는 회충과 편충란의 실체가 확인됐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채식중심의 식습관과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한 생활상도 드러났습니다.
또한 왕궁리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에서는 궁성의 축조시기를 7세기 백제말로 볼 수 있는 배수로와 연결된 암거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화장실의 북쪽에서는 왕궁에서 사용한 금구슬 등 다양한 금제품을 제작했던 대규모 공방도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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