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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보고서> 노인 4가구중 1가구 절대빈곤

입력 : 2007.02.11 16:07


우리나라 만 60세 이상 노인가구 중 4분의 1 가량은 사적이전과 공공부조를 모두 합한 총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절대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가구 중 절반 이상은 매달 자식들로부터 생활비 등의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고령화와 소득이전' 보고서에서 한국노동패널(KLIPS) 자료를 이용해 노부모에 대한 소득이전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노인가구 절반 이상 자식들 도움 받아

보고서에 따르면 노부모에게 소득을 이전한 성인자녀가구의 비율은 2001년 50.7%, 2002년 56.1%, 2003년 58.5%, 2004년 65.5%, 2005년 62.4% 등으로 노부모가구의 절반 이상이 성인자녀가구의 일상적인 소득이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소득이전 규모는 100만원대 후반에서 200만원 초반이었다.

반면, 미국의 성인자식가구 중 부모에게 소득을 이전한 가구는 10가구 중 1∼2가구에 불과하며 액수 또한 1천달러 후반에서 3천달러 초반으로 한국과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차이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는 미국에서는 노부모가 은퇴 후에 자식으로부터 소득이전이 없어도 자산소득이나 사회보장 급여, 공적이전을 바탕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현실적 차이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인자녀가구의 소득이전에서 남편 부모에 대한 소득이전이 아내 부모에 대한 소득이전보다 약 10%포인트 정도 빈번하게 관찰됐고 평균이전액 역시 남편 부모에 대한 이전액이 아내 부모에 대한 이전액 보다 40∼60% 가까이 많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노부모 부양에서는 처가 부모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소득이전을 하는 가부장적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자식으로부터의 사적 소득이전이 노인가구의 소득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대 초반 6%에서 60대 후반 11%, 70대 초반 24%, 70대 후반 29%로 높아져 노부모의 연령과 자식에 대한 생계 의존도가 비례관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적 이전소득의 액수가 가장 많은 70대 초반의 경우에도 월평균 이전액은 15만원 정도에 그쳐 노인빈곤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른 조건이 같을 때 호남권에 거주하는 부모는 수도권 거주 부모에 비해 자식으로부터 받는 사적 소득이전 금액이 연평균 약 200만원 가량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업화가 늦었고 농촌문화와 자식의 노부모 부양관습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라도의 산업적.문화적 특성 때문으로 추정됐다.

공적연금소득, 사회보험수급액 등 공적이전액과 사적이전액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와 같은 공공부조수급액이 1만원 증가하면 자식으로부터 받는 사적 이전소득은 1만원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가구 중 1가구는 '절대빈곤' 상태

2003년 기준 60세이상 노인가구주 세대는 약 300만 가구로 이중 4분의 1이 넘는 83만4천가구(27.9%)는 사적이전과 공공부조를 모두 합한 총가구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절대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빈곤가구로 분류된 노인가구주 세대는 평균적으로 월 25만원의 근로자산소득을 올리고 사적이전에서 6만4천원, 공공부조에서 4만5천원을 더해 매달 36만원의 가구소득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노인가구의 58%인 48만 가구는 공공부조 수급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공공부조가 노인빈곤층에 대한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적이전소득을 포함한 월소득이 최저생계비를 넘어 상대적으로 공공부조가 덜 시급한 노인세대주 52만 가구는 공공부조수급액을 지급받고 있으며 약 4만2천가구에게는 공공부조가 최저생계비 부족분을 초과해서 채워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급방식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국내 노인가구의 절반 이상이 성인자녀가구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사적이전에 의존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총무청에서 실시한 국제비교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한국 노인 중 자식으로부터 사적이전이 주 소득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1980년에는 72.4%에 달했지만 1995년 조사에서는 56.3%로 약 1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공적이전이 주소득원이라고 응답한 이는 1980년 2.0%에서 1995년 25.6%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노후생활비 조달을 주로 자식에 의존하는 고령인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반면, 사회보장에 생계를 의지하는 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복지지출의 증대와 함께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확대.노후대비 저축 장려해야"

보고서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노인가구의 사적이전소득 의존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앞으로의 노인 소득보장 정책의 방향은 고령인구 일자리를 확대해 근로소득의 비중을 높이고 노후에 대비해 개인이 미리 저축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근로소득과 관련해 보고서는 근로의욕과 근로능력을 모두 갖춘 고령인구를 위한 일자리를 마련해 자립적 근로소득이 노인가구의 중요한 소득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의 재정고갈이 우려되는 만큼 개인의 사적인 노후대비 저축이 장려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고령화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장기저축상품의 도입, 개인연금제도의 재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울러 노인소득보장을 위한 공공부조 프로그램 설계에 앞서 노인소득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 및 전달체계 정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