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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닷모래 아끼고, 대체 자원 활용해요"

박수택

입력 : 2007.01.25 21:54|수정 : 2007.01.2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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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건설자재로 꼭 필요한 바닷모래, 하지만 계속 퍼올리다간 언젠간 바닥을 드러낼 뿐 아니라, 바다 환경 파괴 문제도 심각해 지는데요.

바닷모래 귀한 줄 미리 알아챈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 큐슈와 칸사이 지방 사이, 길게 펼쳐진 바다가 '세토 내해'입니다.

지난해부터 바닷모래를 일절 퍼올리지 못하게 됐습니다.

1960년대부터 모래를 채취해 건설자재로 써 왔지만, 1978년부터 주변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금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내버려두면 바다 환경이 망가지고 만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야마자키/세토내해 어민 : 모래밭이 사라지닌 물고기 알 낳을 곳이 없어졌지, 그러니 고기가 늘어날 리 없지.]

바닷모래에 규제가 걸리자 건설당국과 업계는 일찍 방향을 틀었습니다.

일본 칸사이 지방 '고베'는 이름난 무역항입니다.

산과 바다 사이에 끼어 땅이 좁은 탓에 고베는 19세기 중반 개항한 뒤로 꾸준하게 해안을 매립해서 도시를 키웠습니다.

인공섬 '포트아일랜드' 넘어 새로 바다를 메워 지난해 공항도 열었습니다.

고베공항 주변에서 마무리 매립공사가 한창입니다.

육지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토사와 폐콘크리트 잘게 부순 것들이 들어갑니다.

뱃길 유지하기 위해서 바다에서 긁어올린 흙모래 준설토도 부어넣고 굳히면 새 땅 만드는 골재입니다.

큐슈 북쪽의 공업도시 기타큐슈도 지난 해 바다에 인공섬을 완공해 새로 공항을 열었습니다.

인공섬 채우는 데 들어간 골재 역시 뱃길 정비할 때 나오는 준설토입니다.

바다에 물막이 둑을 둘러치고 새로 땅을 만드는 개발사업엔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최종 폐기물이 들어갑니다.

[나카하라/기타큐슈시 항만공항국 : 산업계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개발업계는 토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협의하니까, 서로 이익이 됩니다.]

[나카니시/총합과학(주) 해역환경부장 : (바닷모래 채취해 쓴 뒤) 되돌아보니 큰 일을 저질렀다는 걸 깨달은 거죠. 지금이라도 고칠 수 있는 건 고치자고 해서 준설토도 이용하게 됐습니다.]

바닷모래 퍼올려 서두르는 건설은 바다 환경 파괴라는 걸 일본은 늦게나마 깨달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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