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자와 일자리를 차 버렸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 공장 증설이 무산됐습니다. 비난 여론은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와 이번 결정을 연관 짓습니다.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에 매몰된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연초에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수도권 내 공장 증설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표면상 환경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23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 구역에 어떤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정부도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경기도 이천 공장을 허용하라는 것은 정부가 현행법을 어기라는 얘기"라는 것입니다.
하이닉스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인 '환경'을 건드리면서까지, 실현 가능성이 낮은 줄 알면서 이천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문은 여전합니다.
수도권 정비계획이 수립된 이후 20년 동안 이천이 포함된 자연보전 권역에서는 단 한 차례의 공장 신설 허가가 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하이닉스가 이 사실을 몰랐을까요? 오히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하이닉스가 정권 말기에 한 번 떼를 써 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천 공장 증설이 불가능하면 중국에 공장을 짓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흘리면서 여론을 자극한 측면도 있습니다.
흔히 '타이밍의 산업'으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 그만큼 적기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제품 출시 후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투자 및 생산 시기를 놓치면 손익에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줄다리기 하면서 수 개월째 이천을 고집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때문에 오너십 경영이 아닌 월급쟁이 사장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혹시나 있을 경영 성과 부진에 대해 정부의 규제라는 외생 변수를 '핑계'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다소 음모론에 가까운 논리이기는 합니다.
물론 하이닉스로서는 이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기존의 생산라인이 있는 이천에 증설하는 게 물류비나 R&D 인력 운영(수도권을 벗어나면 고학력 연구 인력이 오지 않는다는 게 정설입니다)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금액으로 따져도 비수도권에 비해 수 천 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일개 기업의 투자라는 이슈치고 많은 화제를 만들었습니다. 이천과 청주의 지역 대결,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권의 가치에 대한 시비, 환경과 투자의 가치 대립......이 과정에서 하나의 변화는 분명해 보입니다. 고도 성장기에 무조건 베고, 깎고 하면서 난개발을 일삼던 시절에 대한 반발로 엄격한 환경 규제를 갖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젠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고 일자리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면서 환경 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이 시작됐다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요? "배출량을 따지지 않고 성분 자체만으로 원천 규제하는 것은 후진적"이라는 주장이 그런 논의의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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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효과 톡톡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 외국인 매수 가세
철강-금속 업종 초강세, M&A-제품가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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