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이런 우발적인 사고 말고도 인간 스스로 바다 환경을 위협하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모래가 사라지고 있는 우리 해안,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가 그 실태와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태안의 백사장 해수욕장입니다.
백사장은 이름뿐 거친 암반이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바닷가 모래가 사라지고 산까지 허물어져 내리는 현상은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에 걸쳐 흔합니다.
골재로 쓴다고 바다에서 모래를 퍼 올리면 바닥이 움푹 패입니다.
패인 곳에 주변의 모래가 밀려들면서 해안의 모래도 쓸려나가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연안침식'이라고 부릅니다.
[장효성/어(옹진군 대이작도) : 꽃게는 모래 같은 데서 많이 살거든요. 모래가 없어지니까 자동으로 꽃게가 없어지지.]
서해 옹진군의 경우 지난 1979년부터 93년까지 연평균 어획량은 1만2천t입니다.
1994년부터 바닷모래를 채취하면서 어획량은 이전의 63% 선으로 줄었습니다.
바다 생태와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높은데도 대량으로 바닷 모래 쓰는 곳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선 30척이 한꺼번에 닿을 수 있도록 한다'는 부산신항 건설 현장이 그렇습니다.
필요한 골재는 1억㎥, 이미 절반은 남해에서 퍼올린 바닷모래로 채웠습니다.
항만 뱃길을 유지하기 위해서 긁어올린 준설토는 5천 9백만㎥, 퍼낸 바닷모래 양을 웃돕니다.
준설토를 모래 대신에 항만 매립재로 활용하는 일본과 달리 부산신항 건설현장에서는 따로 투기장을 만들어 버립니다.
[지찬혁/환경운동연합 국토보전팀 : 준설토를 재활용하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닷모래를 채취하는 것이 일종의 사업처럼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까지 동북아의 물류 중심 항만을 이룬다'며 정부는 공사를 서두릅니다.
[장기욱 사무관/해양수산부 항만개발과 :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가지고 미리 내다보고 준설토로 인해서 소요되는 기간까지 포함시켜서 반영을 하면 분명히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일찍 성과 올리려는 성급한 개발 목표 앞에 바다 환경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