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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중간에 페이스 잃어..안타까운 60분"

양만희

입력 : 2007.01.24 20:58|수정 : 2007.01.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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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된 어제(24일) 연설은 원고가 있긴 했지만 사실상 즉흥 연설에 가까웠습니다. 대통령 스스로가 연설 중간에 페이스를 잃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밝혔는데, 이런 상황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더 답답했겠습니까?

보도에 양만희 기자입니다.

<기자>

노 대통령은 원고를 참고하면서 대화하듯 연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문제는 연설은 1시간인데 원고를 2시간 분량으로 준비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전체 원고의 30%인 민생과 경제 정책을 설명하는데도 연설 시간이 절반 조금 넘게 소진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참여정부는...시간이 안 되겠는데요.]

시간에 쫓기기 시작한 노 대통령, 연설의 핵심이라는 사회 투자 부문에서마저 넘어가자는 말을 연발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부득이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시간이 이미 40분이 지나버렸습니다. 얘기할 시간이 없습니다. 답답하네요. 야 나도 10시간만, 10시간만 주시면...]

넘어가자는 말을 12번, 시간이 없다는 말을 13번 반복하면서 주제는 껑충껑충 뛰었고 시청자들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연설 중간중간에는 특유의 직설적 표현으로 '골병 들다', '떡 됐다'라는 말을 했지만 시비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실제로 새발의 피다, 이 말씀입니다. 괜찮지요? 새발의 피? 불안해서요...]

연설 마지막 1분을 언론 개혁에 할애하는 등 일부 신문에 대한 적대감은 숨기지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오늘 아침 참모들에게 시중의 반응을 묻고 "연설 중간에 페이스를 잃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좋은 말을 해도 언론이 왜곡한다면서 국민들과 직접 소통을 시도한 노 대통령.

하지만 백화점식으로 주제를 나열하면서 핵심을 잃고 강조해 온 온몸으로 하는 소통에 실패했지만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대통령의 참모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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