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총수일가 '이자대납' 두산산업개발에 과징금

입력 : 2007.01.21 13:57

오너 대납이자 5년여간 139억원 달해


두산그룹 계열의 두산산업개발이 박정원 현 부회장 등 오너일가의 대출금 이자를 무상으로 대신 납부해주고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저가에 매입하는 등 부당 지원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특수관계인과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두산산업개발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41억1천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산업개발은 1999년 11월 1천200억원(2천4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당시 대주주였던 박정원 현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28명이 증자 참여를 위해 우리은행 등에서 빌린 293억원의 이자를 대신 납부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두산산업개발이 대납한 이자는 2000년 1월부터 2005년 6월까지 5년여에 걸쳐 총 1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오너일가는 은행에서 빌린 대출금 등으로 당시 두산산업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98억원어치 주식을 인수했다.

공정위는 특히 이들 중 14명이 이자대납 기간과 비슷한 시기에 창업투자·컨설팅 업체인 네오플럭스와 수입차 딜러인 두산모터스를 설립하는 데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점을 감안할 때 두산산업개발로부터 부당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여타 계열사로 이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14명은 2000년 4월 8억3천만원을 출자해 네오플럭스를 설립한 뒤 2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에도 참여했고, 2004년 5월에는 30억원을 출자해 두산모터스도 설립했다.

또 2005년 7월에는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 주식 80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두산산업개발에 합병된 옛 두산기업은 2003년 9월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네오플럭스가 발행한 기업어음 60억원 어치를 당시의 정상적인 할인율보다 1.8%포인트 낮은 연 7.7%로 매입함으로써 결과적으로 2천8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준 공정위 시장감시본부장은 "네오플럭스가 2002년 175억원의 적자를 내고 2003년에도 17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계열사의 지원으로 인해 자금력이 강화됐기 때문에 공정한 거래를 저해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2005년 7월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박용성, 박용만 등 동생들의 위장 계열사를 동원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폭로하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수사를 받는 등 '형제의 난'을 겪은 바 있다.

두산 관계자는 "외환위기 시절 곤경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공정위 판단과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의신청 등을 통해 관계기관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