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방송출연…국민 직접 접촉통해 야당 압박
청와대가 개헌 홍보에 '올인'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9일 대국민 특별담화에 이은 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실 전체가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관철을 위해 그 당위성과 제안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김병준(金秉準)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이정호(李貞浩)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이 전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鄭鎭奭)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을 신년 인사차 예방, 종교계를 상대로 개헌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11, 12일에는 청와대 참모들의 방송 출연이 잇따랐다.
청와대 참모들이 일제히 '개헌 전도사'로서 개헌 전파를 위해 전면에 나선 것이다.
11일 밤에는 차성수(車聖秀) 시민사회비서관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데 이어 12일 아침에는 정태호(鄭泰浩) 정무팀장과 김종민(金鍾民) 국정홍보비서관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개헌 제안 작업에 깊숙이 관여했던 정태호 팀장은 이날 하루 방송 두 군데에 겹치기 출연까지 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개헌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노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개헌 제안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나선 데 대한 후속작업의 일환으로 여론의 흐름을 개헌 추진쪽으로 몰아가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야 4당이 전날 청와대 오찬회동 초청을 거부하고 나섬에 따라 대(對) 정치권 접촉보다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국민들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우회로를 통해 야당의 '개헌 반대론'을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여론의 흐름에 따라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의 개헌 논의 거부 방침에 대해 "민주주의를 안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개헌반대 정치세력이 명분을 잃을 수도 있으며, 그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통해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도 대국민 직접 호소를 통해 여론을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개헌 내용에는 찬성하지만 현정부에서의 개헌은 반대'라는 개략적인 여론의 흐름에서 보듯이 개헌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은 높지 않다는 점과 현 정부에서는 안된다는 야당의 주장이 "논리적 뒷받침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여론의 역전은 가능하다고 보는 듯 하다.
정태호 정무팀장이 이날 아침 SBS 라디오 방송 출연을 통해 "여론조사를 보면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는 60∼70%가 찬성한다. 다만 시기가 지금이냐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왜 지금인가'에 대한 시급성을 국민이 알게 되면 여론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도 직접 각계 각층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적극 움직일 전망이다.
정태호 팀장은 "대통령은 각계 각층의 분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그것을 통해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통령의 개헌 제안 취지를 설명하는 기회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최고의 홍보는 개헌 문제에 대한 국민적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고, 정치적 토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