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통해 16년 만에 감독 복귀
'바보사냥', '황혼', '땡볕', '태' 등의 영화로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겸 감독 하명중(60)이 16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그가 선택한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제작 하명중영화제작소)는 소설가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노년에 접어든 유명 소설가 최호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상하는 내용이 주요 얼개.
작품 속 모자 관계는 일반적인 모자관계 에 연인 같은 느낌이 덧대졌다.
제작사는 지난해 10월 29일 촬영에 들어가 현재 90% 가량을 찍은 상태.
올 봄 개봉을 목표로 이달 중순께 크랭크업할 예정이다.
해외영화제 출품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하 감독과 배우 한혜숙의 만남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1978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족보'에서 나란히 주연을 맡은 후 이 작품으로 29년 만에 재회 했다.
드라마 '하늘이시여'로 지난해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한 한혜숙에게 이번 작품은 '두 여자의 집'(1987년) 이후 20년 만에 출연하는 영화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력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꽃을 피울지 주목된다.
'어머니는…'에서 한혜숙은 어머니 역을, 하 감독이 노년의 최호를 연기한다.
감독의 친아들 상원(33·싸이더스HQ 기획팀장)이 젊은 시절의 최호로 등장했다.
하상원은 연극배우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강당에서는 '어머니는…'의 현장공개 행사가 열렸다.
젊은 최호가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어머니를 초대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촬영이 끝난 뒤 마련된 기자간담회에는 하 감독과 한혜숙, 이대근 등이 참석했다.
이대근은 이 작품에서 어머니를 짝사랑하는 김 사장으로 출연했다.
하 감독은 "오랜만에 연출하는 작품이라 개봉을 앞두고 떨린다"고 말했고 한혜숙은 "이대근 씨가 캐스팅됐다고 해 벗는 영화인 줄 알았다"며 웃었다
다음은 감독, 배우와의 일문일답.
-- 영화보다는 방송을 주 무대로 활동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 TV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영화는 여배우들에게 많은 노출을 요구했는데 그게 싫어 방송에 주력한 면도 없지 않다. '최후의 증인' 등 노출이 심하지 않은 문예영화는 몇 편 찍었다. (한혜숙·이하 한)
-- 20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출연을 결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전적으로 감독님 때문이다. 시나리오도 안 보고 캐스팅 제의를 승낙했다. 배우가 여러 작품을 하면 좋겠지만 내 경우는 두 작품을 동시에 해보니까 한 작품도 잘 안되더라. 드라마 '하늘이시여'에 1년 반 동안 '올인'하다 보니 힘들어 쉬려고 했는데 감독님 부탁이라 어떨 수 없었다. (한)
-- 어머니를 소재로 삼은 까닭은.
▲ 30~40대 때는 어머니에 대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최근 내가 자식을 낳고 자식이 자식을 낳고 이런 내 환경 속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 가족의 중심은 사랑이고 그 사랑의 중심에는 어머니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명중 감독·이하 하)
-- 영화 속 어머니의 모습이 기존 TV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어머니와는 사뭇 다르다고 들었다.
▲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사실 어머니란 존재에 대해 잘 모른다. 그래서 어머니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영화 속 어머니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화된 어머니의 모습이다. '어머니는…'는 때론 무시하고 창피해 하기도 하는 어머니가 아닌 마음 속에 아름답게 이상적으로 남아 있는 어머니에 대한 얘기다. (하)
--오랜만의 영화 연출인데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 2004년 4월 원작소설이 출판된 뒤 소설을 쓴 최인호 씨에게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최인호 씨가 처음에는 "이 작품이 영화가 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 더라. 그 뒤 2년 동안 시나리오를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면서 고치고 다듬었다. 뮤지컬 버전까지 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실 40대 이상 중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기회는 많지 않다. 그만큼 힘들었다는 얘기다. 영화를 통해 한국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하)
-- 영화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는 말인가.
▲ 영화가 3월 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열리는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이다. (하)
-- 한혜숙과 이대근을 캐스팅한 이유는.
▲ 한혜숙 씨는 자신의 이미지를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여배우다. 이대근 씨는 내가 만나 본 배우 중에서 '가장 큰 배우' 중 한 명이다. 작은 역이지만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가 맡아 주기를 바랐다. (하)
-- 대부분의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주연도 아닌데 출연한 이유는.
▲ 하 감독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 감독은 배우로도 훌륭했지만 연출한 작품도 무게감이 있고 좋았다. 감독을 믿고 출연했다.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다. (이대근)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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