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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손배 소송…찬반 논란 '팽팽'

입력 : 2007.01.05 16:39

"충성 다했다" vs "나라 생각해야"


공군의 전역거부 조치에 대해 현역 전투기 조종사들이 집단으로 전역거부 취소소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는 전투기 조종사 35명(공사 42기)이 의무복무 기간 10년을 채우고도 3년을 더 복무했다며 지난해 전역신청을 냈다가 전력공백을 이유로 공군과 국방부에 의해 잇따라 거부되면서 비롯됐다.

이들은 급기야 변호인을 통해 5일 "전역거부에 대한 취소소송과 함께 조종사 1인당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오는 12일께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현역 조종사들이 군복을 벗겠다며 결국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 된 것이다.

논란은 조종사들이 전역거부 취소소송은 물론, 1인당 1억 원씩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폭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3년간 군에서 충성 다해" vs "나라를 생각해야" = 현역 전투기 조종사들의 소송 방침에 대해 네티즌들을 사이에서는 조종사들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목소리와 현역 신분으로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inzoman'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의무복무 기간인 10년을 복무했으면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이직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의무복무 기간을 다 채운 조종사를 더 붙잡아 두려면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지 국가에 대한 충성심만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현재 민간항공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조종사들이 여타 군인들보다는 대우가 좋지만 민간 조종사들과 비교해서는 근무조건과 처우, 자녀 교육환경이 너무 떨어진다"며 "너무 단면만 보고 전역을 신청한 조종사들을 몰아세우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군이 전역거부 이유로 전력공백을 든 데 대해 "미리 예상을 하고 대체인력을 추가로 확보했어야 한다"며 공군의 조종사 인력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변호인 측도 "의무복무 기간 10년을 채우고도 3년을 추가로 더 근무하며 국가에 충성을 다했다"며 "조종사들은 그동안 매순간 목숨을 걸고 비행을 하였을 뿐 아니라 교관으로 복무하면서도 공군의 전력을 키워내 충분히 임무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특히 손해배상 청구를 결정한 배경에 대해 "공군이 2008년 1월 이들 조종사의 전역을 허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소송 진행 과정에 이들의 전역이 이뤄지면 소송 자체가 각하된다"며 "따라서 공군의 전역거부가 `위법한 조치였다'는 사법부의 분명한 판단을 구하기 위해 손해배상 청구를 같이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반대로 조종사들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multi581'이라는 네티즌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던 군인이 현역 신분으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니 배은망덕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new2002'란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도 "사관학교에서 전액 국민의 세금으로 배움을 얻었으면 개인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데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다" 등의 의견도 잇따랐다.

공군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소송까지 간다니 조금 불행하다"며 "조종사들의 입장을 이해도 하고 그들의 주장이 설득력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안보 현실이 정책적으로 조종사들을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역제한' 강화..`조종사 처우개선' 연구 시동 = 군은 지난해 `군 인사법'을 개정해 조종사들의 전역 조건을 강화했다.

◇`전역제한' 강화..`조종사 처우개선' 연구 시동 = 군은 지난해 `군 인사법'을 개정해 조종사들의 전역 조건을 강화했다.

조종사들에 한해 기존 `임관 후 10년'의 의무복무기간을 15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다만 10년차에 한 차례 전역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했다.

그러나 공군은 전역지원 기회를 주지만 전역신청을 하면 `당연 전역'이 아니라 심사를 통해서 조종사의 인력수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전역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역제한 강화는 전투기 조종사들이 한꺼번에 민간항공사로 대량 이직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전력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군 인사법의 이 같은 규정은 공사 45기부터 적용된다.

기존에는 법적으로는 10년의 의무복무기간을 채우면 됐지만 공군은 1985년 자체 회의를 열어 법적 근거 없이 3년을 추가로 근무하도록 했고 이는 그동안 관행으로 지켜져 왔다.

공사 42기가 집단으로 전역신청에 이어 법적 소송을 벌일 예정임에 따라 공사 43기와 공사 44기가 42기의 전철을 밟을지도 주목된다.

공사 43기는 10년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고 올해 3년째 추가복무를 하고 있다.

공군은 조종사들의 집단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 `조종분야 발전 방안 연구 특별팀'을 구성해 조종사들의 인사, 진급관리, 근무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 발전방안 연구에 들어갔다.

특별팀은 박상묵(소장) 인사참모부장을 팀장으로 4개 분과 총 17명으로 구성됐으며 오는 2월 말께 연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과거 60∼70년대 같은 근무환경으로 조종사들을 붙잡아 둘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일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