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사용업체 '긴밀관계' 있어야 인정…"파견법 보완" 지적
울산지검이 '현대차 비정규직 파견근로' 고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해 법원이 그동안 파견근로자의 사용주체를 둘러싼 문제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관심을 모은다.
법원은 적법한 파견과 불법 도급(하청) 여부를 따질 때 파견업체와 사용업체 간에 모(母)·자(子) 관계가 있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은 둘 사이에 긴밀한 관계가 있다면 도급 계약은 진정한 도급이 아니라 파견업체가 고용의무 등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용업체를 이용하는 '위장 도급'으로 간주한다.
그동안 대법원은 각종 고용분쟁에서 사용업체가 사업주로서 '독자성'이 없거나 노무관리 측면에서 '독립성'이 결여된 경우 실제로는 파견업체가 근로자들과 근로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979년 광업권자가 도급업자를 이용해 광부를 고용한 경우 실제 사용자는 광업권자라고 판결했고, 2004년에는 삼성중공업의 14개 부서가 분사한 뒤 설립된 1개 업체의 대표가 산업재해를 입은 사건에서 삼성중공업이 분사한 회사를 사실상 관리·감독했으므로 삼성측이 사용자라고 판결했다.
경영계와 노동계의 격론 끝에 1998년 도입된 파견근로자보호법이 문제가 된 사건에서도 판단은 같았다.
대법원은 2003년 SK㈜가 1997년 8월부터 ㈜인사이트코리아와 업무도급 계약을 맺고 140여 명의 인사이트측 근로자를 SK 물류센터에서 일하게 했다가 수 년 뒤 해고한 사건에서 "양사의 도급계약은 `위장 도급'이며 SK가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해 인사이트를 이용한 것이어서 SK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판결해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반면 대법원은 1996년 농협이 항운노조 소속 하역작업자들을 파견받아 하역작업을 시켰다가 산재사고가 생긴 사건에서 농협이 개별 지휘·감독을 하지 않아 사용관계가 없다고 판결하는 등 직접적인 근로관계를 부정하는 판결도 많이 내려 법원 판결은 상황에 따라 엇갈린다.
문제는 2003년 당시 대법원이 파견법의 적용 대상과 위법한 파견의 법적효과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노동계에서 여전히 '불법 파견' 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파견한 뒤 일정 기간이 되면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로 제정된 파견법이 오히려 수시로 파견 근로자를 해고하는 원인이 되는 역설 현상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도 "졸속 입법의 문제점을 법원의 적극적 해석만으로 보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허가받지 않은 파견은 고용으로 간주하는 규정의 보완 등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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