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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를 일주일 남짓 남겨둔 평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호텔 식당입니다.
190여 석 규모의 실내에는 저녁 예약손님을 맞을 채비가 한창입니다.
점심식사는 일인당 5만 원, 저녁은 10만 원 선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대입니다.
하지만 와인을 곁들인 식사로 한 해를 마무리하려는 인근 직장인들이나 가족단위 고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백기송/대형호텔 식음료부 지배인 : 작년에 비해 고객이 10% 정도 늘었고 이 호텔 와인 레스토랑이나 뷔페 레스토랑 예약률도 작년보다 높은 편이다.]
송년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대형호텔과 달리 중소 음식점들에게 연말특수는 먼나라 얘기입니다.
저녁 7시, 서울시내 한 한정식당.
한창 손님들로 북적일 시간이지만 가게 안은 썰렁하기만 합니다.
[김수명/식당 주인 : 작년 이시간이면 적어도 15 테이블은 찼는데 올해는 좌석도 텅 비고 너무 조용하다.]
가게주인은 불경기라해도 반짝특수를 누렸던 지난해보다 더 싸늘한 연말경기에 희망마저 꺽인 모습입니다.
[김수명/식당 주인 : 매달 벌어도 부족한데 매달 적자고 희망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다.]
저녁 8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송년모임객들이 즐겨 찾는 민속주점 골목.
간간이 오가는 행인들과 호객꾼들만 눈에 뛸 뿐입니다.
한적한 골목풍경처럼 불경기 여파로 지난해 이맘 때 좌석을 꽉 메웠던 이 가게도 올해는 손님이 3분의 1 가량 줄었습니다.
가게마다 불황탈출을 위해 값 싸고 푸짐한 안주로 고객몰이에 나서지만 꽁꽁 닫힌 지갑을 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김재용/민속주점 직원 : 4인 기준 술값이 3만 원으로 일인당 만원도 안 되는데 요즘 그 돈도 없는지 잘 안 쓴다.]
소비심리가 꽁꽁얼어붙으면서 주 고객층도 대학생 중심에서 20~30대 직장인들로 변했습니다.
[이영석/직장인 : 맥주는 거의 안 마시고 소주만 마시고 소주도 안줏값이 싼 술집을 찾아서 마신다.]
송년회를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는 사람들은 상가건물 옆 초미니 가게에서 한 해의 피로를 풉니다.
[엄태문 : 경기가 안 좋으니까 간단하게 한잔 하고 가고, 망년회 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살기 힘들다.]
2천 원에서 5천 원인 초저가 안주로 주변상인들의 시름을 달래온 이 가게는 연말장사가 짭짤합니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외식업체에도 불어닥쳐 호텔은 함박웃음을 짓고 송년 반짝특수 마저 사라진 중소 음식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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