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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총장 논문 표절' 꼬리 무는 의혹

입력 : 2006.12.27 16:49

"외국책 베끼고 표절논문 또 있다"…교수의회 '진상조사위' 구성


고려대 이필상 총장에 대한 표절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 원서의 내용과 그래프를 그대로 베껴 인용없이 자신의 책에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8편의 논문이 더 표절됐다는 의혹도 추가로 나왔다.

추가 표절 의혹에 대해 고려대와 이필상총장측이 해명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내 기구들은 사실여부를 확인하며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수의회는 조만간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실여부 확인에 나서기로 했으며 교내 상설기구인 교원윤리위원회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 새로 제기된 의혹들 = 27일 일부 언론에 의해 이 총장이 자신의 저서 '금융론'(1985년 출간)과 '개정판 금융경제론'(1992년 출간), '제4개정판 금융경제학'(1997년 출간) 등 3권의 책 중 일부분에서 폴 스미스 교수의 '금융기관론'(Money and Financial Intermediation, 1978년 출간)을 각주를 통한 출처표기 없이 인용,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부분에 대해 이 총장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아단계에 있던 재무관리 분야에서 여러 저술을 남겼고 당시 관행에 따라 저술한 교재가 현재의 잣대로 본다면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문제가 된 `금융기관론'은 해당 분야에서는 교과서에 해당하는 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각주를 통해 각 부분별로 '금융기관론'을 밝히지 않았지만 참고문헌으로는 이를 언급했다.

책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이날 대법원이 비슷한 의혹을 받아 정직처분을 받았던 같은 대학 이기수 교수가 제기한 정직처분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이 교수의 손을 들어줘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충실한 출처표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원저서를 인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출처를 머리말, 논문 등을 통해 표시했다면 `도작'(盜作)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으며, 이 총장 역시 각주에 인용 문언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참고문헌으로 원서를 언급했었다.

한편 앞서 제기된 2005년 논문과 마찬가지로 이 총장이 2001년 이후 최근까지 발표한 논문 중 8편에서 자신이 지도한 제자들과 함께 공동 저자로 이름이 올라 있어 표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총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2005년 논문에 대해 "문제가 된 논문은 모두 (내가)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교수의회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 교수의회는 27일 오전 총회를 열고 사실여부 확인을 위해 교수의회의 박성수 교수(생명과학)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교수의회 배종대(법학) 의장은 "교수들이 일단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입장을 정하기로 하고 진상조사 작업을 하기로 했다. 진상조사위원회가 확인작업을 마치면 교수의회의 입장을 이필상 교수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윤리위원회의 김병호(재료공학) 위원장은 "위원회는 외부에서 공식적으로 제소가 있어야 활동이 시작되는 만큼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조사가 시작된다면 범위는 제소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필상 총장은 이날 오후 열린 교무회의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교내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총장님이 언론 보도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부덕함으로 인해 교우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학계의 연구 윤리가 더욱 투명해지고 성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