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모두 무혐의…공직자 가족도 사실상 사법처리 어려워
"의혹은 무성한 데 사법처리 대상자는 사실상 0명?"
제이유그룹과의 부적절한 돈 거래 의혹이 제기됐던 고위 공직자가 모두 무혐의 처분되는 것으로 공직자와 가족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끝을 맺었다.
검찰 수사가 무성한 의혹만을 양산한 채 실체 규명 없이 아무도 처벌하지 못하고 면죄부를 줌으로써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22일 중간 브리핑을 통해 가족이 제이유 사업자로 활동한 이재순 청와대 전 사정비서관, 누나 부부가 제이유 관계자와 돈거래를 한 서울중앙지검 K차장 검사, 박 모 치안감 등 3명의 공직자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 수사에서 본인 또는 가족들이 제이유 측과 거래를 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부당 개입 또는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모두 정상적인 사적 거래였고 이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본인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 가족 6명에 대해서는 제이유 영업이 중단된 뒤인 작년 12월 이후 20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1억5천여 만원의 특별보상 수당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사법처리 여부를 추후 결정키로 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는 주수도 회장을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 위해 근거로 삼기 위한 것일 뿐 사실상 이들을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워 향후 무혐의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될 경우 검찰 수사는 의혹이 제기된 고위 공직자와 가족에 대해 단 한명도 사법처리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나고 만 셈이다.
검찰 수사에 대해 제이유가 교묘하게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벌인 정황이 제이유와 검찰 안팎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검찰이 초기 단계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못해 핵심적인 증거 확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제이유그룹 비리에 대한 내사가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주수도 회장을 신속히 검거해 초기부터 로비 수사에 착수했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올 여름 검찰이 제이유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전에 그룹 측에 첩보가 미리 새 나가 대부분의 핵심 물증이 없어졌다는 그룹 안팎의 증언이 잇따라 부실한 수사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주씨에 대한 사기, 횡령, 배임 등에 대한 수사에 치중한 나머지 로비수사가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도 증거 인멸의 가능성을 높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주씨 등을 제외하고 계열사 대표 정 모씨, 최상위 사업자 김 모씨 등 핵심 인사들이 대부분 잠적해 아직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주씨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도 로비 의혹 규명을 어렵게 한 원인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조차 "계좌추적을 해 보면 대부분 현금으로 인출된 데다 로비 리스트와 후원금 제공 내역 등 주요 핵심 증거들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초기에는 로비 의혹은 수사의 주요 관심사항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공직자와 그 가족이 제이유 측과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사법처리가 불가능했던 사람들에 대해 지나치게 의혹을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어차피 주씨 등 사업자를 속여 투자를 유치하게 한 임원을 제외한 일반 사업자의 경우 투자한 것 자체로는 사법처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고 K차장 누나 부부와 박 치안감도 빌려준 돈을 받은 사실이 계좌 추적 결과 일찌감치 확인됐는데도 의심나는 부분이 있다고 흘려 의혹만 부풀린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검찰 관계자는 "로비는 초기에는 주요 수사대상이 아니었지만 언론 등에서 제기한 의혹을 검찰로서는 규명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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