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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영화 뭘 볼까? (12월 셋째주)

남상석

입력 : 2006.12.15 09:39|수정 : 2006.12.15 09:40


극장가에는 4대 성수기가 있습니다. 설, 여름방학, 추석 그리고 마지막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입니다. 설에는 ‘왕의 남자’가, 여름방학에는 ‘괴물’이, 추석 시즌에는 ‘타짜’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왕좌를 차지했죠. 연말 성수기를 노린 국내외 대작들은 다음 주에 본격 개봉을 하고 이번 주는 오픈게임 내지는 전초전 성격이라 그리 큰 영화는 없습니다.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서 오픈게임에서 뛰던 선수가 예상을 뒤엎고 왕중왕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올해는 ‘왕의 남자’가 그런 성격이었죠.

이번 주에는 7편의 영화가 개봉되는데 3-4편은 소규모 예술영화 성격이 강합니다. 저는 물론 못 봤습니다. 본 영화들 위주로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미녀는 괴로워



100kg에 가까운 거구의 한나(김아중)는 미모의 댄스가수 뒤에 숨어서 목소리를 제공해주는 일종의 대역가수입니다. 뚱뚱한 외모지만 마음만은 착한데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버지 치료비를 보태기 위해 밤에는 ‘폰섹스’ 아르바이트도 합니다. 세상의 못된 남자들에게 상처도 많이 받아왔고 거기에다 대고 친구는 여자는 ‘명품’ ‘진품’ ‘반품’이 있는데 한나는 곧바로 반품들어오는 종류의 인간이라고 규정해 버립니다.

한나는 음반 프로듀서 상민(주진모)을 짝사랑하는데 그만 그에게서도 큰 상처를 받고 성형외과 의사(이한위)를 찾아가 1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완벽한 S라인 몸매로 다시 태어납니다. ‘울어도 예쁘고 땀흘려도 예쁜’ 완벽한 미모가 믿기진 않지만 한나는 자신의 모든 과거를 지우고 제니라는 이름의 신인가수로 다시 태어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성형과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한 그저 그런 트렌드 코미디겠거니 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웰 메이드를 붙여도 큰 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는 처음인 김아중이 뚱보와 날씬녀를 넘나드는 연기를 안정적이고 매력적으로 선보입니다. 이한위, 성동일, 임현식 등 약방의 감초격인 조연들도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제 역할을 하며 영화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미모만 추구하는 세태 ― 이 세태는 요즘 들어 새로 생겨난 것 같지는 않고 인류 탄생 이래 기준만 바뀌었을 뿐이지 쭈~욱 계속되는 세태인 것 같습니다.(제가 수양이 덜 됐다는 점 인정합니다.) ― 에 의료기술의 발달과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성형 열풍을 기본으로 인간을 상품화하는 연예계의 속성까지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슬쩍 슬쩍 건드리며 현실성을 확보합니다. 뚱보로서 받는 설움과 슬픔, 미녀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열광 등의 에피소드도 설득력있게 다가오고 결말도 감정의 과잉이나 억지 감동 요구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처리합니다.

2002년 ‘오! 브라더스’를 만들었던 김용화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원작의 탄탄함을 기본으로 잔재미와 굵은 줄기를 균형있게 조화시켰습니다. 기자시사를 놓쳐 평일 오후 3시에 극장에서 봤는데 좌석의 70% 정도가 중·고등학생과 젊은 층으로 채워져 첫 출발이 좋은 것 같습니다.

비상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스포츠 다큐멘터리로 지난번 글에서 소상하게 소개해 드렸기에 별도로 설명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인디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는 CGV 7개관(상암, 강변, 인천, 계양, 주안, 수원, 서면)과 종로에 있는 필름포럼, 광화문 시네큐브 등 모두 9개 개봉관에서 선보입니다. 동네에서 가까운 멀티플렉스를 뒤로하고 발품 팔아 가서 보시더라도 남녀노소 후회하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이밖에 케이트 윈슬렛과 카메론 디아즈가 나오는 [로맨틱 홀리데이]는 각각 영국에서 웨딩 칼럼니스트와 LA에서 영화 예고편 제작자로 활동하다가 그만 성탄절을 앞두고 실연당하는 바람에 서로 집과 환경을 완전히 바꿔 살아보는 ‘홈 익스체인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서 조심스럽게 사랑을 만들어 나간다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영화 본 사람들 말로는 [왓 위민 원트]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보여줬던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여성 심리를 꿰뚫는 예리한 통찰력이 녹슬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조용한 세상]은 소녀 연쇄 유괴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형사(박용우)와 사진작가(김상경)이 고군분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프랑스 영화 [랑페르], 일본영화 [란도리] , 핀란드 영화 [황혼의 빛]이 개봉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