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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제왕 독수리 "굶주려 탈진 잇따라"

박수택

입력 : 2006.12.09 21:42|수정 : 2006.12.09 21:21

월동지에 거대 송전탑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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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새들의 제왕이라는 독수리가 요즘 곳곳에서 잇따라 떨어지고 있습니다. AI 발생 여파로 철새 먹이를 주지 않는데다, 겨울 보금자리의 환경이 크게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 창릉천.

예년에는 안 보이더니 나흘 전 독수리가 한 마리 날아왔습니다.

독수리가 하천 바닥에 내려앉아 있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도 이 근처에서 자리만 피할 뿐 멀리 날아가질 못합니다.

[이우식/고양시 용두동, 탈진 독수리 발견 주민 : (먹는 거는 있는 것 같습니까?) 없는 것 같아요. 아침에 까치들이 잔뜩 모였는데 그래도 뭐 어떻게 못 하더라고요. 많이 안 좋아요, 상태가...]

독수리는 해마다 임진강 하류 장단 반도에 천 마리 안팎의 떼로 날아들어 겨울을 납니다.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거대한 송전탑과 전선이 월동지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북한 개성공단으로 가는 15만 4천볼트 짜리 고압송전선입니다.

[한갑수/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 그쪽에 지금 먹이가 없다 보니까 지금 이렇게 멀리 분포가 돼서 지금 얘들이 먹이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탈진한 독수리가 지난달 19일부터 경기도 파주, 연천, 고양, 멀리 경북 김천에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오늘(9일)은 서울 방학동에서도 구조됐습니다.

독수리가 오기 전까지 먹이터 월동지를 옮겨줘야 마땅합니다.

한국전력은 그렇게 하기로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김정호/한전 송전건설부 과장 : 조류보호협회에서 사유지 매수 협의가 안 된다고 해서 임시방편으로 사유지 옆 둔덕 여유지로 (월동지를) 옮기는 쪽으로 추진 중입니다.]

세계에 6천 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아 천연기념물이 된 독수리.

철탑과 전깃줄에 겨울 쉼터를 빼앗기고 먼 하늘만 맴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