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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중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여당 내의 이른바 친노파와 신당파의 갈등으로 여권이 심각한 내홍을 겪었던 지난 한 주였습니다. 내분의 중심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두 차례 발언이 있습니다. “신당은 지역 당을 만들자는 것”이라는 11월 30일 참모회의 발언과 지난 4일 게재된, “당 지도부나 대통령 후보 희망자, 의원들만으로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인터넷 글입니다.
11월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보도한 SBS 8시뉴스에 따르면 참모회의 발언을 통해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며 신당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다음 날 당이 토론을 통해 최종결론을 내면 평당원인 대통령은 그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하자,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도 수석당원으로서 당의 현안에 대해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재반박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일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당의 진로와 전당대회의 시기 및 방법 등을 무기명으로 설문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러자 4일의 인터넷 기고에서 노 대통령은 당원으로서 당의 진로에 대해 책임 있게 토론하고자 한다는 말로 ‘논의 개입’을 공식화 했습니다. 이 발언으로 여당 내의 이른바 친노파와 신당파 사이의 대립이 격화되었는데, 당 지도부는 6일 노 대통령과 친노파의 전당대회 개최 요구를 수용했습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통로가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 대통령은 왜 국가원수로서 외국방문 중 인터넷에 글을 게재하여 여당 지도부를 공격하는 전례 없는 방법을 선택했는까? 그와 친노파는 왜 열린우리당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며, 당 지도부가 추진한 의원 대상 설문조사를 그토록 반대한 것인가? 당 지도부는 왜 갑자기 추진하던 설문조사를 보류하고, 전당대회 요구를 수용했는가? 지난 6일까지 숨 가쁘게 진행된 정치상황에 대한 보도는 여기저기서 “왜?”라는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에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 줄 분석이 없었습니다. SBS 뉴스가 전한 상황은 다만 지난 4일 노 대통령의 인터넷 글이 공개되었고, 5일에는 두 진영의 갈등이 돌이키기 힘든 수준으로 치달았는데, 6일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는, 공개된 움직임들뿐입니다. 5일 8시뉴스는 “당 지도부는 내일부터 설문조사를 강행하기로 하고 오늘 저녁에 모여 설문조사 문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겉모습일 뿐 이었습니다. 이날 밤 당 지도부가 설문조사 보류를 발표한 것으로 보아 그 시간 그들은 설문조사 문항이 아니라 조사 보류를 논의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류 결정은 6일 8시뉴스에라도 반영했어야 합니다. 뉴스비평, 이번에는 SBS 8시뉴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허점들을 살펴봅니다. 멧돼지 출몰 관련 뉴스, 경찰의 FTA 시위 금지에 대해 인권위가 제동을 걸었다는 뉴스 등입니다.
삼청공원 근처에 나타났다가 사살된 멧돼지 소식을 전한 지난 5일 뉴스는 “이제는 웬만한 산간마을에서도 보기 힘든 야생 멧돼지가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삼청공원을 도심 한복판이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접어두더라도, 야생 멧돼지를 산간마을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설명한 부분은 분명히 사실과 다릅니다. SBS 8시뉴스가 지난 1년 사이 보도한 멧돼지 출몰만 해도 11월 1일 충북 영동에서 논일을 하던 80대 노인을 물어 죽인 멧돼지를 잡았고, 외딴 섬에 멧돼지가 나타나 흑염소를 잡아먹었다는 소식, 수해지역 농민들이 멧돼지 떼의 습격으로 이중고를 겪는다는 소식, 경기도 남양주시에 멧돼지 다섯 마리가 나타났다는 소식, 야생 멧돼지가 수도권 도심에 나타난 것이 지난 해 7차례였다는 소식 등 많이 있습니다. 멧돼지 소식을 보도할 때는 우선 과거의 보도사례부터 살펴봤어야 합니다. 또한 멧돼지가 나타날 때마다 사살장면까지 보여주면서 요란하게 보도해야하는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지난 5일 뉴스는 경찰이 FTA 반대집회를 원천금지한데 대해 인권위원회가 이 조치를 철회하라고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뉴스는 말미에 “집회금지를 둘러싼 경찰과 인권위의 신경전은 공공질서와 기본권 보호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인가라는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뉴스도 설명했듯이 인권위의 결정에는 시위 주최 측이 집회를 평화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조건, 곧 공공질서를 지킨다는 조건이 달려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두 기관사이의 쟁점을 공공질서와 기본권보호로 나눈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시위자체를 폭력과 공공질서 파괴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SBS 뉴스에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과 공정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배어 있습니다. 그러나 분석이 빠진 뉴스로는 시청자들에게 충족감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 특히 뉴스 주체들이 표현하는 말과 속생각이 다를 때가 많은 정치상황의 분석에 정답을 내놓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순간 최선을 다해 자료를 수집하고, 상식인의 눈으로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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