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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개·고양이 살처분?" 동물보호단체 반발

입력 : 2006.12.01 16:37


정부가 AI(조류독감)가 발생한 전북 익산 일대 방역을 위해 지역내 개와 고양이 수백마리를 살처분한 데 대해 1일 동물보호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대구지역 동물보호단체인 한국동물보호협회는 "정부가 지난 29일까지 감염 농가 반경 500m 이내의 개 677마리와 상당수의 고양이를 도살했으며 현재 반경 3㎞ 이내 가정과 개농장 등에서 키우고 있는 개 2천900여 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애꿎은 개와 고양이 등 생명이 붙어있는 모든 동물을 뚜렷한 근거 없이 몰살시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며 "정부가 AI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대신 무조건 죽여 묻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동물보호협회는 이어 "외국의 경우 '조류독감은 조류 이외의 동물을 통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면서 조류만 살처분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만 유독 개, 고양이, 염소 등 가축들을 무차별 도살하는 명확한 과학적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또 '동물과 함께하는 시민들의 모임'(KARA)은 성명을 내 "정부가 몇 마리의 개들을 무슨 사유로 어떻게 도살하였는지 세부 내역을 공개하고 타당한 근거 없는 잔인한 살처분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시청 등 방역 관계자들로부터 실내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까지도 살처분했다는 발언이 흘러나오면서 농림부와 익산 시청,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관계 기관 홈페이지 게시판은 분노에 찬 네티즌들의 글로 뒤덮였다.

한 네티즌은 "이번 상황은 광견병을 이유로 예방접종을 한 애완견까지 도살했던 중국 정부의 행태와 묘하게 비슷하다"며 "우리보다 심한 조류독감을 겪었던 대만조차 한국 정부의 대처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필요하다면 살처분을 해야겠지만 아무 기준도 없이 그냥 죽이는 데만 급급하니 정말 창피하고 희생당하는 동물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하다"며 "무작정 오염지역 내 동물은 모두 죽이고 보자는 당국이 무식하다 못해 무지막지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농림부는 "개와 고양이가 AI에 감염된 사례가 외국에서 발견된 바 있기 때문에 전염 매개체로 당연히 살처분 대상이 된다"며 "다만 실내에서 기르는 동물까지 살처분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한 전문가는 그러나 지난달 28일 "개와 고양이를 살처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과학적인 결정도 아니다"라며 "(개·고양이에 대한 살처분이) 방역을 위해 필요하다고 믿을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이에 대해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단지 공론화하고 있지 않을 뿐"이라면서 "모든 포유류는 잠재적인 전염매개체로 한국은 단지 모든 가능한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 답변했다.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