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 자이툰 부대의 철군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정부에 대해 철군계획서를 요구하기로 당론을 정했습니다. 지난 23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철군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로 결의한 것입니다. '철군'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까지 이라크 철군론을 제기하며 부시 행정부를 압박할 정도로 대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에다 레바논 파병 추진설까지 나와 나라 안이 시끄러운데 SBS 뉴스는 비교적 조용합니다. 지난 18일 SBS 뉴스는 에이펙 정상회담이 열리던 하노이에서 있었던 한미 두 정상의 만남을 보도하면서 "북한이 핵무기와 핵 야망을 포기하면 북한의 안전보장과 경제적 유인책제공을 협의할 수 있다"고 부시가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북한의 핵포기’가 여전히 전제조건으로 붙긴 했지만, 미국 백악관이 부시의 제안을 보충설명하면서 정전 중인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같은 주목할 만한 미국의 태도변화가 SBS 뉴스의 초점이 된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날 SBS 뉴스는 또 하나의 관심거리인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노무현-부시 회담에서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규모를 감축하는 문제는 두 나라가 계속 긴밀히 조율하기로 했다"는 간단한 언급으로 끝냈습니다.
반면에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곧 PSI에 대한 한국의 참여 확대문제와 관련하여 뉴스는 한국의 특수한 입장을 미국이 이해하는 선에서 문제가 일단 잘 정리되었다면서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양해를 구한 과정을 길게 설명했습니다. 뉴스는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그러나 국제관계에서 주고받는 것 없이 '설명'만으로 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태도입니다. 우리가 준 것은 무엇인가와 관련하여 이라크 철군 문제에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에 관해 언급한 뉴스는 너무 부실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심사인 '자이툰 부대 철군'이 아니라 '자이툰 부대의 규모를 감축하는 문제'로 쟁점을 축소시켰습니다. 규모만 줄여 계속 주둔한다는 입장인 정부가 설사 회담 결과를 그렇게 발표했다고 해도 뉴스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쟁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제시했어야 합니다.
서울에 온 미국의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이 23일에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군과 한국군의 이라크 철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참여연대의 공개질의는 "지난 8월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도 아르빌 지역에 자이툰 부대의 주둔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뉴스는 철군 요구와 관련한 사회적 움직임들을 밀착 보도해야 합니다.
SBS 뉴스는 '암을 정복한다'는 연속기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암과의 투쟁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짚어 보는 연속기획은 우리나라 암 치료의 현 수준과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뉴스의 초점은 끝까지 첨단의학에 맞췄어야 합니다. 뉴스는 지난 10일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암제라고 선전하며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신약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뉴스는 15일과 16일 기적의 암치료제라는 한약들을 구체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이런 보도에는 으레 치료를 받고 암이 나았다는 환자들의 증언이 따라 붙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약효와 부작용 등이 검증되지 않은 신약이나 한약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것은 기획의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헛된 기대와 거기서 오는 절망을 경험하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한 SBS 뉴스의 보도는 법원과 검찰의 갈등 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뉴스는16일 법원의 영장 기각이 계속되자 검찰이 수사를 빨리 끝내는 방안을 포함한 대응책을 곧 내놓기로 했다면서 미완의 수사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네 탓 공방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뉴스는 17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주도권 싸움을 넘어 이제 극단적 감정 대결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0일에는 영장기각 파문이 이용훈 대법원장의 변호사 시절 수임논란으로 번져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라고 보도했고, 22일에는 갈등의 악순환이 언제 풀릴 것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영장기각 파문을 두 기관의 주도권 싸움만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뉴스는 두 기관의 갈등 양상보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하여 검찰과 법원의 입장이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배경, 특히 정치적 배경을 추적해야 합니다. 또한 영장기각을 이유로 수사의 조기종결을 말하고 있는 검찰의 태도를 비판해야 합니다.
론스타 수사와 관련하여 영장을 기각하는 법원의 입장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구속 수사를 고집하는 검찰의 절박한 사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피의자의 진술이 구속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뉴스는 두 기관의 주장에만 매달려있지 말고 한국과 미국 정부, 그리고 미국의 재계가 론스타 수사에 대해 갖고 있는 입장과 행사하는 영향력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