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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인상 불가피"…고객 부담 전가

입력 : 2006.11.23 15:31

시중은행, '지준율 인상' 긴급 대책회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시중은행들의 요구불예금 등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인상키로 함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이번 조치로 예금총액의 일정 비율을 한은에 예치하는 돈이 늘어나게 돼 대출여력이 줄고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을 통해 손실을 고객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고, 고객의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지준율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 및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은행들은 지급준비금이 늘어나면 무수익자산이 늘어나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편 지준율을 맞추기 위한 조달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출금리 인상 등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예금금리 인하나 대출금리 인상 등을 통해 지준율 인상에 따른 손실 타개책을 마련할 수 있으나 현재 요구불예금의 금리는 0.1% 수준으로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 더 이상 인하할 방법이 없기때문이다.

은행권은 전체적으로 5조원 가량이 추가로 한은에 무이자로 예치할 경우 예금금리를 5%로 가정하면 2천500억 원 가량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한은은 무이자로 받은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통안증권 발행 등에 따른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대략 8천600억 원 정도 예치금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현재 총수신 약 96조원 가운데 요구불과 수시입출식예금은 약 35%인 35조원 가량으로, 지준율이 2% 오르면 약 7천억 원을 추가로 예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준율 인상으로 유동성 시장이 축소되면 시중금리가 인상돼 은행들의 콜차입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결국에는 대출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 연간 약 6천억 원을 예치금으로 더 쌓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자금운용이 어려워지고 300억 원 정도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해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자연스럽게 인상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은행차원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콜금리는 초단기 금리에만 영향을 주지만 지준율 인상은 대출전반에 영향을 미쳐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발생해 5조원의 지급준비금 증가는 100조원 가량의 대출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이 취할 수 있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면서 "유동성 줄어들면 대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에서 기업대출로 방향을 선회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