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저 돈을 보기만 해도 돈이 안보일 때와는 다른 행동을 한다는 연구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미네소타 주립대학의 캐슬린 보스 교수 등 연구진은 사람들에게 낱말 맞추기 등 과제를 주고 돈 구경을 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행동을 비교한 결과 돈을 보거나 돈 생각을 한 사람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행동이 달라졌으며 이들은 자립심이 높아진 대신 덜 사교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돈은 없는데 이사를 해야하는 학생들은 친구들을 불러와 왁자지껄 웃으며 짐을 옮기지만 이런 학생들이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구하면 이사 대행업체를 부르기 때문에 일은 깔끔하게 끝나는 대신 대인관계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인류 진화의 맥락에서 본다면 처음에는 누구나 집짓기, 먹거리 구하기 등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교환가치가 있는 화폐가 등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고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돈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52명의 미네소타 주립대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여러 개의 흐트러진 단어들을 사용해 '두둑한 봉급'과 '바깥 날씨가 춥다'는 두 개의 문장을 만들도록 했다.
이어 음반들을 이용해 네모꼴을 만들도록 시킨 뒤 필요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주고 돈과 무관한 문장을 만든 학생들 중 일부를 모노폴리 게임의 게임머니를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했다.
그 결과 돈과 관련된 문장을 만든 학생들은 과제를 시작한 지 평균 5.2분 만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돈과 관련없는 문장을 만들었지만 돈을 본 그룹은 평균 5.1분 만에 외부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돈과 관련없는 문장을 만들고 돈 구경도 못한 학생들은 3분이 지나자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주립대 학생 44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실험에서는 각자에게 25센트짜리 동전으로 2달러씩을 주면서 먼저 실험에서 남은 돈이라고 말해준 뒤 역시 흐트러진 단어들로 한 그룹은 돈과 관련된 문장을, 다른 그룹은 돈과 무관한 문장을 만들도록 했다.
그 결과 돈과 무관한 문장을 만든 학생들은 다음 실험을 위해 평균 1.34달러를 남긴 반면 돈과 관련된 문장을 만든 그룹은 평균 77센트만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학생 61명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는 학생들에게 설문지에 답하도록 한 뒤 한 그룹에는 돈이 보이는 포스터, 다른 그룹에게는 꽃과 바다 풍경 등 다른 그림 포스터가 보이도록 했다.
그 뒤 이들에게 4명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와 개인별로 수강하는 요리강좌 가운데 고르도록 하자 돈 그림을 본 학생들은 개별적 활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엑시터 대학의 스티븐 리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함께 실린 논평에서 "이 실험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돈과 관련된 힌트가 사람들의 목표와 행동을 바꾼다는 것을 시사한다.
돈의 개념에 접한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더 자립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문제해결 과정에서 보다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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