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염려 없애려…" vs "구체적 얘기 없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와 관련한 영장 기각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검찰과 법원의 고위 간부들이 최근 사석에서 만난 것이 알려지면서 모임의 성격과 대화 내용을 놓고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이상훈(50)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박영수(54) 대검 중수부장을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모 음식점에서 만나 최근 론스타 본사 임원 및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영장 처리 문제로 불거진 양 기관의 갈등을 풀기 위한 의견을 격의 없이 주고 받았다.
이 자리에는 대검 수사 실무자인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과 영장 재판을 담당한 민병훈 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동석했다.
이번 만남은 법원이 기각한 '론스타 영장'을 검찰이 계속 재청구하면서 두 기관 간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치자 이 수석부장이 '오해가 있다면 풀자'는 취지에서 제의했고 검찰이 흔쾌히 응해 성사됐다.
이상훈 수석부장은 회동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18일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정상적 업무 처리를 한 것인데 본질적 문제와 무관하게 이전투구 식으로 싸우는 것처럼 질책하는 여론을 감안해 국민 염려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다가 수사 책임자인 중수부장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무슨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이 불만인지 듣고 싶었는데 언론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들으니 계속 와전되는 것 같아 만나자고 했다.
검찰도 만남에 흔쾌히 동의했고, 중수부장이 수사기획관을 데리고 나가겠다고해서 그쪽 허락을 얻어 영장부장판사도 같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부장(사시 19회·연수원 10기)은 박 중수부장(사시 20회·연수원 10기)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평소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수석부장은 이 회동에서 '유회원 대표 불구속 기소'를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특정 사건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 만난 것이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수석부장이 양측의 만남에서 "검찰은 유 대표에게 왜 그리 집착하느냐. 불구속 기소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검찰이 회동 사실을 언론에 흘려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 했다는 법조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만난 사실은 맞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 수석부장은 "검찰이 먼저 '왜 영장을 자꾸 기각하나', '론스타 사건이 의혹은 있는데 뚜렷한 뭔가가 안 나와서 어렵다. 유회원씨 구속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수사가 다 됐으면 기소하면 된다. 수사가 끝난 사건에서 강제처분인 영장을 받을 필요가 있나'고 반문했다. 모든 사건은 수사가 끝나면 기소하면 되고 법정에서 죄의 경중을 가려 유·무죄를 판단하면 된다는 일반론을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에 어긋나게 영장을 발부할 수는 없다는 원칙을 설명하고 제대로 청구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심사하면 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있는 그대로만 얘기한다. 오해가 있다면 풀고,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한 것인데 또 다른 비판의 대상이 돼 여러분에게 걱정과 누를 끼친 것 같다. 하지만 서로 잘 하자는 취지로만 얘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답답하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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