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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연속기획 뉴스에 대해

입력 : 2006.11.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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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SBS 뉴스는 두 건의 연속기획 기사를 거의 동시에 보도했습니다. 지난 5일부터 첨단의학이 개발한 새로운 암 치료법을 소개하고 있는 기획보도 '암을 정복한다'는 암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건강한 이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밝은 기사입니다. 반면에 6일부터 나흘 동안 연속 보도한 '두바이 보고서'는 보도의 시의성과 취지, 그리고 설명이나 분석의 수준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6일 뉴스는 "헛돌기만 하는 우리 부동산 정책, 답은 없을까?" 하고 질문을 던진 뒤 중동의 두바이에서 그 교훈을 찾아보겠다고 보도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값 안정이 지상과제인 우리의 대도시와 세계의 부자들을 위한 관광, 주거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이른바 '환상적인 도시'인 두바이는 정책의 조건과 해결해야 할 과제에 유사점이 없습니다. 뉴스의 결론은 두바이의 성공을 이룩한 세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상상력과 탁월한 리더십'이 두바이에서 배워야 할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바이의 성공은 특히 걸프전 이후 두바이로 집중된 오일머니와 영어를 공용어로 정하는 등의 우리 사정과는 맞지 않은 외국기업 유치정책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두바이 보고서'는 너무 생경하게 들렸다는 것입니다.

지난 9월 10일 SBS 뉴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서울지역 중 고등학교 여학생 3명 중 1명이 심한 생리통으로 고생하는데,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자궁내막증이 주 원인으로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9월 20일 뉴스는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경고한 방송이 나간 이후 주부들 사이에 플라스틱 공포증이 번져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일 뉴스는 실험결과 현행 기준 규격에 적합한 플라스틱 포장 용기의 경우 안전하다는 식약청의 발표를 전하면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유아용 젓 병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이 소식을 단신으로 보도하는 것으로 그쳤습니다.

플라스틱 공포증의 파괴력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용기 중 식약청이 밝힌 '현행 기준 규격에 적합한 용기'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자세한 설명이 더 필요했습니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론스타 경영진 3명에 대한 체포 및 사전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함으로써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SBS 뉴스는 검찰이 반발하는 이유가 영장 기각으로 외환은행 사외이사 3명의 신병확보가 힘들어져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4일 뉴스는 검찰과 법원의 힘겨루기 때문에 론스타 수사가 미궁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5일 뉴스는 법원이 밝힌 영장기각 사유를 검찰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주가조작 행위는 악질적 중범죄라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영장이 두 번째 기각된 소식을 전한 8일 뉴스는 법원과 검찰 간 감정싸움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 영장기각으로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직접 조사가 벽에 부딪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장 청구, 기각, 재청구, 기각 등으로 론스타 수사와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검찰과 법원의 갈등을 전하는 SBS 뉴스는 너무 부정적입니다. 그것은 "감정싸움"이며, "권력기관간의 노골적인 힘겨루기", "드러내 놓고 벌이는 신경전", "사생결단식 충돌"이고, "진흙탕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뉴스는 되풀이 되는 영장기각으로 인한 수사차질 가능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는 론스타 사건 관련 영장 문제에 집중하여 영장 청구 사유와 기각 사유를 대비하고, 이와 관련한 쟁점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아니라  갈등의 양상을 보도하는데 치중했습니다. 재판제도 개선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영장 문제로 다시 불거진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갈등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영장 발부를 놓고 조성된 두 기관의 갈등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법원과 검찰은 사법제도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 역할의 차이로 인해, 사이가 지나치게 좋다면 오히려 비정상입니다. 법원이 영장 기각률을 높이고 있고, 검찰 수사가 이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시대의 흐름입니다. 론스타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터무니없는 헐값으로 인수했으며, 정부가 이를 방조했다는 것이 일반국민의 인식입니다.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어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검찰과 법원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피의자를 구속하여 신체적 자유를 박탈한 상태에서 비교적 쉽게 자백을 받아내고, 수사를 신속히 진척시켰던 지금까지의 수사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수사가 벽에 부딪쳐도 그것이 영장기각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보도하는 뉴스역시 구속지상주의 적 시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