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설치기준 마련 시급"
<8뉴스>
<앵커>
서울시가 '걷고 싶은 거리'사업을 추진한 지 9년째 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체 뭘 했나 싶게, 짜증나는 인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김정윤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소공동길.
좁은 인도를 유모차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갑니다.
인도 폭은 불과 1.3m, 건설부 기준인 1.5m보다도 좁고, 한사람이 다니기 빠듯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보도에 전봇대까지 서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과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비좁습니다.
청계천 옆 인도.
다정히 걷는 연인들은 가로수를 피하기 바쁩니다.
[석병화/경기도 과천시 : 너무 좁아요. 가로수를 피하느라 한 사람은 차도로 내려서 걸어야할 정도에요.]
종로의 너른 인도도 노점과 차량에 점령됐습니다.
근처 횡단보도, 편안히 건너기에는 신호가 너무 짧습니다.
보행자가 1m를 가는데 일본은 1초를 주지만, 우리는 0.8초를 부여합니다.
도로 만들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았던 정책 때문입니다.
[정 석/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사람보다는 자동차를 섬기면서 살아온 결과라고 볼수 있다. 예를 들면, 도로를 만들때 차도를 만들고 공간이 남으면 보도를 만들거나 말거나]
선진국들처럼, 시설물과 보행자 구간을 엄격히 구분해 걷는 공간을 우선 확보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또 길을 설계할 때 자동차 보다 사람의 통행을 우선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횡단보도에는 중간에 보행자 안전 섬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보도설치 기준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보행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수도 서울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급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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