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이번 주 개봉영화 (11월 첫째주)

남상석

입력 : 2006.11.02 13:54|수정 : 2006.11.02 16:20


이번 주에는 무려 9편의 영화가 개봉됩니다. 한국영화 2편과 외국영화 7편인데요. 관객입장에서는 확 끌리는 것도 별로 없고 보고는 싶은데 재미있을까 고민하기 딱 좋은 주말입니다.

길 


배창호 감독은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발을 들여놓은 뒤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로 성공하고 이후 '고래사냥', '적도의 꽃', '깊고 푸른 밤'으로 80년대를 대표하는 흥행감독이었습니다. 배 감독은 흥행감독이라는 딱지가 거추장스러운 몸에 안맞는 외투처럼 느껴졌다며 이후 인생과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해 더 깊이 천착하기 시작했는데 2001년 '흑수선'이라는 대규모 상업 영화로 흥행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04년 겨우 5억 원이라는 제작비에 20여 명의 스탭들에게 교통비 정도나 줘가며 만든 독립영화이고 배급사를 찾지 못해 개봉하지 못하다가 2년 만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개봉도 서울, 광주, 대구 전국 3개 상영관을 잡았는데 배창호 감독은 천만 관객 시대에 1만, 2만이 찾는 영화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저예산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화면이 구리다거나 후지다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을 정도로 우리 산하의 길과 사라져가는 것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담았고 인생에서 용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로드무비입니다. 참 그리고 주연도 배창호 감독이 맡았습니다. 배 감독은 대학시절 연극반 활동을 했고 '개그맨' 등 자신의 영화 두 편에 출연한 바 있어 처음은 아닙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올해 칸 영화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영화입니다. 켄 로치 감독은 영국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감독으로 이번에는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투쟁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아일랜드의 평범한 농촌, 동네 청년들과 함께 하키를 했다는 이유로 영국군은 그 어미가 보는 앞에서 17살 청년을 때려 죽입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주인공 데미언은 장래가 촉망되는 의사의 길을 버리고 형과 함께 조국의 독립을 위해 총을 듭니다. 지난한 투쟁과정에서 밀고자가 된 소년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며 "우리 조국 아일랜드가 이럴 만 한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어"하는 데미언의 고뇌어린 독백은 가슴을 울립니다.

영국과 정전협정이 체결되지만 제한적인 자치로 결론나고 독립투사들은 다시 둘로 나뉘는데 데미언은 완전한 독립을 위해 끝까지 총을 잡으며 형과 대립적인 입장에 놓여 서로 총부리를 겨누게 됩니다.

우리의 일제 식민지 경험과 비슷한 운명을 겪은 아일랜드는 2002년 월드컵 때 우리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기질도 우리와 비슷하다더군요. 투쟁과 전투, 내부 논쟁과 인간적인 고뇌 모두 담담하고 차분하게 들여다보는데 슬픈 역사 속에 치열하게 살다간 젊은 넋들이 생각나고 역사의 수레바퀴의 무게를 가늠해 보게 해 줍니다.

'잔혹한 출근'은 영화에서 스타 파워를 실감하게 해주는 김수로의 두 번째 단독 주연 영화로 유괴범의 딸이 유괴당한다는 기막힌 설정을 풀어나가는 영화로 김수로의 주특기인 코미디보다는 상황극 내지 스릴러 성격이 강합니다.

'프레스티지'는 20세기 마술이 유행하던 시기 당대 최고의 두 마술사들이 순간이동 마술의 비밀을 풀려고 하는 영화로 '메멘토', '배트맨 비긴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휴 잭맨, 크리스천 베일,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합니다.

'그녀는 날 싫어해'는 내부폭로자로 직장에서 퇴출당한 흑인 엘리트가 레즈비언들에게 정자 제공자로 돈을 번다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코미디 이고, '러브러브 프라하'는 2005년 체코 흥행 1위를 기록한 체코 영화로 세대를 뛰어넘는 자유분방한 연애담을 꼼꼼하고 섬세하게 그린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