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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發 정계개편 시작되나?

정명원

입력 : 2006.10.27 10:24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10.25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이 참패를 했다. 그 뒤 여당에서 처음으로 던진 화두가 '재창당' 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선거치른 날 밤에 당내 여러 그룹에서 던진 화두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정계개편이며 무슨 이유로 여당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원내 1당이기때문에? 여당 의원들이 공공연히 말하는 것처럼 열린우리당은 계속된 선거에서 참패를 하고 있다. 사망선고를 받은 셈이다. 원내 1당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원칙은 있는가? 김근태 의장은 평화개혁세력을 모아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북핵 실험 과정에서 현 소속 의원들의 의견조차 하나로 모으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면서 당 의장이 개인자격으로 밖에 개성공단을 방문하지 못했던 당이 과연 평화개혁세력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범여권 출신 정치인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현역 정치인이 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북핵실험 전에는 슬슬 분위기를 조성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핵실험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정계개편의 원칙을 암묵적으로 던지고 있다. '기존 지지층 회복+햇볕정책 사수'가 바로 그것이다.  북핵실험 이후 대학강연과 외신인터뷰를 통해 지속적으로 던져온 이 메시지를 오는 28일 목포에서는 아마 공개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목포 이후에는 주요 도시를 거치며 같은 메시지를 던질 개연성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 메시지를 읽은 여권 내 정치인들도 있다. 바로 정동영 전 장관과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DJ의 행보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한 자아비판 성격의 발언을 하고 한 명은 개성공단으로 다른 한 명은 기자회견과 대학생 강연으로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여기서 밀리면 과거 10년 동안 자신들이 해 왔던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앞으로 회복할 수 없는 세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결부된 느낌마저도 든다.  

현역 대통령이라는 한계가 있긴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역시 같은 메시지를 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J 방식과는 조금 달리 '경제 활용적 포용정책'을 벌였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사의표명을 수용한 것은 단순한 사표수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DJ의 대북정책과는 조금 다르게 해 보려고 '대북송금특검'까지 수용하면서 유지했던 4년 동안의 기조가 바뀌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 대통령이 내부적으로 DJ와 같은 메시지를 유지할 지 아니면 북한에 대한 실망감때문에 미국 주도의 대북압박정책에 동참할 지는 후임 통일부 장관의 인선에서 읽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정계 개편론으로 돌아오면 향후 정계개편은 어떤 방식이 됐든 DJ의 가이드 라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가이드 라인은 지금 여당이나 민주당, 고건 진영에서 거론되는 방식의 정계개편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상당수 여당 의원들과 민주당, 고건 진영에서 거론하는 정계개편은 2007년 대선승리보다는 '운이 좋으면 2007년 대선 승리, 안 되도 2008년 총선 안정의석 확보'가 목표라는 것은 숨길 수 없다. 이른바 노대통령을 포함한 친노세력 배제를 주장하는 것이 그 근거다.

어떤 정계개편이 됐건 97년 DJP 연합에서 얻은 지지표나 2002년 노무현+정몽준이 얻은 지지표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코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 그런데 2002년 노무현의 승리 뒤에는 영남표 30%가 있었고 친노세력 배제라는 의미는 이 표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충청권이 DJP 연합때와 같은 단합된 지지를 해 줄 동력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여당발 또는 민주당, 고건발 정계개편론이라는 것은 운이 좋아서 한나라당의 분열이 생기면 대선 승리까지 도전하고 아니더라도 총선에서 제 1야당은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대로 현 국면을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DJ의 행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 둘씩 드러나겠지만 앞으로의 정계개편에서 DJ가 보다 적극적인 언급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 움직임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계개편의 원칙은 기존 정치권이 아니라 DJ가 정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