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기사, 담담하게 객관적인 상황 전달
'더 선'과 같은 루퍼트 머독 소유의 '더 타임즈(THE TIMES)'. 더타임즈는 1면과 6,7,8,9면의 5개면에 북한의 핵무기 실험 소식을 다뤘다. 여기에 19면 사설과 21면 분석기사, 그리고 20면에 만평을 실었다. 적지 않은 양의 기사다. 1면부터 차분히 들여다 보자. 1면 제목은 "세계를 놀라게 한 순간(The moment that shook the world)". 핵무기나 북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주목을 끈다. 사진은 일본이 제공한 핵실험 당시의 진파 변동 모습. 일본의 지진계 기록표에 표시된 급격한 그래프는 소형 핵무기 실험을 보여 준다는 설명을 달았다. 냉철한 접근법이다. 부제(副題)는 "북한, 핵시대로 접어들다.(North Korea enters the nuclear age". 담담하고 차분하다. '더 선'에서 보던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한 비난이나 자극적인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제목에 이은 1면 기사. "북한이 세계의 경고에 비웃기라도 하듯 핵실험이라는 도전장을 내 지구촌 곳곳이 분노로 가득한 어제 이후 세계는 핵불안이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A New age of nuclear insecurity dawned yesterday after North Korea called the world's bluff and then revelled in the global outrage sparked by its claimed atomic test)". 핵실험으로 지구촌을 불안에 빠트렸다는 시각을 담는다. 두번째 문장부터 계속 이어가 보자.
"세계의 지도자들은 각지에서 감지된 지진파의 지하 실험을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의 결과를 다시 병 속으로 집어 넣도록 할 발 빠른 대책 마련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스탈린식 통제국가(북한)를 봉쇄할 권리를 요청했다. 아울러 북한을 오가는 육로나 해상 물자 차단을 허용해 줄 것도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요구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거부권을 가진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의 5개 상임이사국은 일본과 함께 어젯밤 미국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담을 가졌다. 영국은 강력하고도 연합된 제재를 주장했다... (World leaders were swift to denounce the underground explosion that sent shockwaves through the region and beyond. But they struggled to find a swift formula that would have any chance of focusing North Korea's nuclear genie back into the bottle. The United States called for the right to blockade the Stalinist state, with foreign powers allowed to intercept all cargoes arriving and leaving by land or sea. The UN Security Council put on a united front and demanded that North Korea return to the negotiating table. Britain called for tough and binding sanctions. The five UN members with veto powers-the US, France, Britain, Russia and China-plus Japanmet last night to discuss the US stance...)
북한의 핵실험 이후 긴박하게 돌아가는 각국의 움직임과 유엔의 동태를 속보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나머지 기사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미국과 유엔에 이어 일본의 반응을 전하고, 핵을 갖고자 열망하는 국가들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끝으로, 한국의 반응과 함께 북한 유엔주재 대사 박길연의 (유엔 안보리가 북한 기술자들의 성과를 축하해 줘야 한다는) 언급까지 소개하고 있다. 1면에서는 특정한 논조를 담지 않고 사건 이후 각국과 국제사회의 반응을 담담하게 정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방적인 비난조의 '더 선'과 달리 사실 보도에 충실하는 언론의 객관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
6면 분석 기사, "김정일의 생존을 위한 전략"
6면은 서울 특파원 리차드 로이드 패리(Richard Lloyd Parry)의 기사. 북한 실정 소개와 함께 북한이 왜 핵무기를 개발하게 됐는지를 풀어 준다. 제목은 "'경애하는 지도자' 국민이 대가를 치르는 동안 권력에 집착하다('Dear Leader' clings to power while his people pay the price)". 비난이나 찬양의 개념이 없이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는 제목이다. 기사로 들어가 보자. 첫 문장. "쌀이 떨어져 개와 고양이도 먹어 치우던 배고픈 시절, 북한 어린이들은 까마귀, 잠자리, 쥐를 찾아 들판을 헤맸다 (AT TIMES of hunger-when the rice has gone and all the dogs and cats have been eaten- North Korean children scavenge the fields for crows, dragonflies, rats)". 이어 북한의 빈곤실태를 이어 간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굶주림에 버금가는 빈곤으로 3백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고 소개한다. 특히, 외국 특파원의 경우 저녁 파티를 위해 요리사들에게 쇼핑하라고 돈을 주기가 걱정스럽다는 내용도 있다. 그 돈이 몇 십년치 봉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란다.
| '더 타임즈'는 "세계를 뒤흔든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1면 기사를 다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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