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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통신] 보수당 '감세안' 추진

김문환

입력 : 2006.10.19 10:16


양국 보수당 세금개혁 위원회 대폭 감세안

영국 보수당(Conservative)이 마침내 감세정책(tax cuts)을 공식화 할 것인가. 수요일(18일) 저녁 TV 뉴스를 통해 보수당 세금 개혁 위원회(The Tax Reform Commission) 가 만든 감세안의 골자가 소개됐다. 보수당 지도부에 제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금개혁 위원회(위원장, 전 보수당수 마이클 하워드 Michael Howard)의 감세 정책 핵심은 영국에서 거두는 세금 가운데 연간 2백10억 파운드(약 38조원)을 줄이는 것으로 돼 있다. 이렇게 많은 금액을 줄이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소득세율(income tax rate)을 22%에서 20% 낮추는 것이다. 

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최저소득 기준을 연간 5천 35파운드(약9백20만 원)에서 7천 185파운드(약 1천3백만 원)으로 높였다. 만약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약 2백85만명이 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개혁안은 또, 현재 보수신문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펼치고 주택 상속세 폐지 운동과 맞물려 주택에 물리는 상속세(inheritance tax)를 폐지하도록 했다. 대신 죽은 사람의 자본자산에 물리는 세금(capital gains tax on death)으로 대체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또 주식거래 인지세(stamp duty on shares)를 폐지하고, 기업 법인세(business taxes) 인하도 약속하고 있다. 기업 법인세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준까지 낮춘다는 것이다. 

엇갈리는 반응

보수당 예비내각 재무장관(Shadow chancellor) 조지 오스본(George Osborne)은 일단 긍정적인 시각에서 이번 감세안을 바라본다. 그는 "진지하게 고려해 선택할 만한 대목이 있다(a menu of options that merit serious consideration)"면서 "일부는 받아들이고, 일부는 수정하고, 일부는 거부하겠지만, 일단 보수당의 세금정책은 골격이 섰다.(Some we will accept, some we will modify, and others we may reject. But the framework of our tax policy is now set)고 강조한다. 감세로 갈 것임을 분명히 하는 대목이다. 현재 영국의 세금 제도가 너무 복잡해 영국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시각을 담고 있다.

상속세 문제를 다루는 TV 뉴스 프로그램.

이에 대해 집권 노동당은 한마디로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Tories would take risks with the economy)"고 혹평했고, 다른 야당인 자유 민주당 역시 "전적으로 무책임하고, 위험스럽다(utterly irresponsibl, confused)고 반응한다. 반면, 세금 개혁을 주장해온 보수적 성향의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납세자 연맹(Taxpayers' Alliance)의 대표 매튜 엘리어트(Matthew Elliot)는 "감세안이 평범한 가정을 위해 세금 고지서를 줄이는 전향적인 첫발자국. (a good first step towards reducing tax bills for ordinary families)"이라고 표현한다. 

카메론이 받을까

문제는 카메론 보수당수가 어떤 입장을 보일까에 달려 있다. 그동안 재계나 상류층같은 전통적인 보수당 지지 세력과 당내 우파로부터 노동당을 누를 대안으로 감세(減稅) 정책을 공식화 하라는 요구가 거셌다. 이에 대해, 지난해 보수당호(號)의 선장 역을 맡은 젊은 당수 카메론(Cameron)은 거부 입장을 거듭 천명해 왔다. 의료 복지등을 줄일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이었다. 이 달 초 본머스(Bournemouth)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카메론은 감세정책은 당분간 의제에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감세정책을 보수당의 새 캐치프레이즈로 들고 나온다면... 

카메론은 전통적인 보수당 지지층에게 박수를 받을지 몰라도 중도 성향이나 거부세력에게는 분명 신뢰도가 없는 정치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 그래서, BBC 정치담당 편집인(political editor)으로 정치 문제에 대한 리포트를 도맡아 하는 닉 로빈슨(Nick Robinson)는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분명 현 당수 카메론의 입장이 아니다.(definitely not part of [current leader] David Cameron's script)"고 못박는다. 그렇다고 카메론이 무한정 당내 일각의 감세정책 공식화 요구를 묵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당내 세금 개혁 위원회의 공식 연구 결과여서 쉽게 넘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영국, 유럽 연합

스웨덴 총선에서 불거진 우파 승리와 우파정책의 대표격인 작은 정부와 감세. 그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미국와 유럽, 영국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으로 세 그룹의 경제와 복지에 대해 살펴보자. 보수당 세금 개혁위원회가 감세를 주장하는 이유 가운데 핵심은 기업의 과도한 세 부담을 줄여 국제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영국의 기업세부담은 34% 수준이었다가 1997년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꾸준히 올라 지금 38%까지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가. 28%에 불과하다. 그러면 유럽 연합은. 무려 40%가 넘는다. 

신자유주의 경제관이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서 28%지만, 유럽 대륙의 평균은 40%로 영국보다 높다. 복지의 질과 크기를 비교하면 미국과 유럽은 비교하기 힘들다. 유럽대륙국가 들에 비해 복지의 크기가 작은 영국인들조차 미국의 복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쉽게 유럽 국가들은 박사과정까지 교육과 의료가 무상이다.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는 미국 사립학교와 대학의 교육비가 얼마나 비싼지, 영국 사립학교의 교육비가 얼마나 비싼지(대학은 미국보다 훨씬 싸지만) 비교하면 세금과 복지의 연관성을 들여다 보는 하나의 열쇠가 된다. 그렇다고, 현재 유럽대륙의 기업들이 특별히 어렵다는 얘기는 들여오지 않는다. 오히려 유로화가 달러에 비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금과 복지... 절차적인 민주화 이후의 민주 복지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숙제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