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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시작되면 위험한 충돌 예상"

진송민

입력 : 2006.10.18 13:13

김대중 전 대통령 세계지식포럼 연설


2006.10.18 (수)
서울 쉐라톤 워커힐 그랜드 호텔

존경하는 장대환 회장, (폴 울포위츠 총재), 조지 소로스 회장, 마이클 포터 교수, 토마스 셸링 교수, 그리고 임석하신 석학들과 내외 귀빈 여러분! ‘창조경제’를 주제로 한 [제7회 세계지식포럼]을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인류는 탄생 이래 수십만 년 동안 지구상을 떠돌아다니면서 채집과 수렵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지금부터 1만년 전 나일강,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그리고 황하 등 하천 유역에서 농경 정착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긴 농경 생활이 지나고 18세기 중엽부터 산업사회가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 20세기의 산업사회를 거치고 이제 21세기 지식경제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창조적 경영, 창조적 인재, 지식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지식 정보화로 富가 혁명적으로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보화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만일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보화 교육을 적절히 시킨다면 그들도 부자가 될 수 있으며, 제2의 빌 게이츠의 꿈을 간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시대가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우리는 21세기가 한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강한 지식과 교육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유교, 불교 등의 고급문화를 받아들였지만 중국에 동화되지 않고, 이를 우리 것으로 재창조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우리가 중국 민족에 흡수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한국에는 父子 세습의 봉건제도가 실현되지 않고 영의정의 아들도 ‘과거’라는 시험을 통해서 관리에 채용되었기 때문에 교육이 크게 진흥되었습니다.

이러한 전통과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 나라에는 민주화와 정보화가 확립되었습니다. 그러한 힘으로 우리는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세계적인 정보강국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지식강국으로의 웅비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포럼에 참여하신 여러분과 힘을 합쳐서 빈곤국의 지식정보화에 힘써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세계 번영과 가난 퇴치를 실현시켜야겠습니다.

존경하는 여러분! 우리는 최근 실시된 북한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하고 북한 핵의 해체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남한과 같이 체결한 1991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도 명백히 위배됩니다. 그럼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입니까?

첫째는 군사적 수단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사적 수단은 한반도를 초토화하고 7천만 민족을 공멸시킬 우려가 큽니다. 우리 국민은 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고 군사적 수단에 호소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통과된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결의안은 유엔 헌장 7장 42조의 군사적 조치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둘째는 이번에 유엔 총회에서 통과된 경제적 제재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적 제재도 큰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북한은 이미 상당 부분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적 제재하의 가난에 익숙해지고(져) 있습니다. 외세의 간섭에 대한 반발로 국민을 결속시켜 경제적 궁핍을 극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위시한 몇몇 나라들이 지원을 할 수도 있고, 이란과 같은 나라에 핵기술을 팔아 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제재가 시작되면 북한은 더 한층 반발할 것이고 여러 가지 위험한 충돌도 예상됩니다.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셋째로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2000년 이래 북한과 직접, 간접으로 접촉한 결과로써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시 정부는 이를 거부해 왔습니다. 그 결과는 미국의 큰 실패를 가져왔습니다. 북한은 NPT를 탈퇴했습니다. IAEA 요원을 추방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미사일 발사를 다시 시작하고 핵실험까지 강행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은 ‘악을 행한 자와는 대화할 수 없다’고 하지만, 아이젠하워는 1953년 북한과 전쟁 중에 대화를 해서 휴전협정을 성립시켜 오늘날까지 한반도에서 50년의 평화를 유지하게 만들었습니다. 닉슨은 중국을 찾아가 ‘전쟁범죄자’로 규정했던 모택동을 만났습니다. 그 결과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해 오늘의 변화를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레이건은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 규탄했지만 그 악마와 대화해 소련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여 오늘의 민주화를 실현시켰습니다. 대화는 친구를 사귀는 것만이 아닙니다. 국가 이익이나 세계 평화에 필요하면 악마하고도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할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입니다. 그 당사자가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이 문제가 해결되겠습니까?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제재를 해제해 줘야 합니다. 이러한 주고받는 협상이 동시에 실현될 때 북한 핵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대화를 하는 가운데 이미 말한 주고받는 협상이 이루어지면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번 기회를 줘봐야 합니다. 나는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기회를 주었는데도 북한이 배신하면 그때는 6자회담 참가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북한을 제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미 양자 간의 대화 속에 한 번 기회를 줘야합니다. 그리고 성공을 기대합시다.

존경하는 여러분! 오늘의 지식기반 경제시대에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까지 세계의 모든 사람이 참여하도록 길을 열어줍시다. 포럼의 최대 목표는 세계 평화 속에 빈부격차를 해소시키고, 공동번영을 실현시키는 데 두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인에게도, 지식인에게도, 가난한 사람에게도, 부자에게도, 오늘의 세계지식포럼이 희망의 등불이 되게 합시다. 포럼의 성공과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