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딜러들과 채권 매니저들은 주로 '야후 메신저'를, 반면 주식투자자와 증권 담당 기자들은 '미스리' 혹은 'FN'이라고 불리는 메신저를 많이 사용한다는 게 제 경험입니다.
어제 주가는 오름세로 출발했습니다.
장 초반 10포인트 넘게 올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밝힌 10시 35분을 넘어서자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고, 개인들이 주식을 던지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 무렵 메신저의 벨 소리가 여기저기서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수도권 일대 북핵 관련 비상 경계령이 내려졌다'는 엄청난, 믿을 수 없는(?) 루머였습니다.
긴급 안보장관회의가 소집되고, 북한의 핵실험 정보가 있다는 소식이 정부로부터 흘러나온 것은 그보다 훨씬 늦은 11시30분쯤이었습니다.
루머는 말 그대로 루머였지만, 북한 핵실험과 관련된 대형 악재를 시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리 감지한 것입니다.
증시는 '돈'이라는 것을 걸고 주식이나 채권의 거래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모든 정보는, 그것이 Fact인지 루머인지를 확인할 겨를 없이, 즉각적으로 가격으로 반영되기 십상입니다.
'돈'이라는, 사람들의 첨예한 이해 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고급 정보도 많고, 정보의 확산 역시 빠릅니다.
어떤 때는 과도하게, 어떤 때는 실제 가치에 비해 미미하게 반영되기도 하지만 말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적정한 균형 찾기를 시도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생각보다 금방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어제('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양치기 소년?') 증권가의 순진한 '기대' 또는 '소망'이라는 비관론에 초점을 맞춰 봤는데, 역시 인생의 대부분이 그렇듯 불길한 예감은 확률이 높습니다.
코스피 2.4%, 코스닥 8.2% 하락한 어제의 주가는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정보의 가치를 정확히 반영한 것일까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 미국과 중국의 대응, 유엔의 제재 수위 등 남은 변수는 많습니다.
주가는 한 번의 폭락 뒤에 반드시 또 한 번의 급락을 수반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주가라는 나무는 절망의 한숨을 거름으로 자라기 시작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뉴욕 증시>
다우 지수 11,857.81(+7.60p, +0.06%)
나스닥 지수 2,311.77(+11.78p, +0.51%)
S&P 500 지수 1,350.66(+1.08p, +0.08%)
<재료>
북한 핵실험은 아직은 미풍(?), 미국은 안전지대(?)
3분기 기업실적, M&A 이슈가 더 큰 재료로 작용.
북핵 여파와 OPEC 감산 임박說로 국제유가는 상승, 그러나 상승폭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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