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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부동산 정책 관련 뉴스

입력 : 2006.10.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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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9월 초 노무현 대통령은 ‘8.31 부동산대책’이 “일부 부동산 투기세력과 대다수 국민의 이익을 놓고 선택하는 전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 1년이 흘렀지만, 집값이 안정되어, 투기꾼은 철퇴를 맞고 대다수 국민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경기의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추석을 맞아 언론이 8.31 대책 이후 지난 1년 동안 부동산정책을 어떻게 보도해 왔는가를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지난 8월 30일 SBS 8시뉴스는 올 연말과 내년 초 집값의 움직임이 8.31 대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8.31 대책 1년이 지났지만, SBS 뉴스의 평가는 “더 두고 보자”라는 것입니다. 언론의 평가 ‘유보’는 부동산정책을 더욱 엉거주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8.31 대책이 나온 지 한 달 뒤인 작년 10월 초 뉴스는 대책의 효과와 전망을 짚어보는 연속 보도를 통해 집값과 땅값이 안정되었으며, 집값이 계속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지난 1월 28일 뉴스는 연초부터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고 보도했고, 3월 13일에는 서울 거의 전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 8.31 대책 이전수준을 넘어섰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정부의 3.30 대책이 나오자 뉴스는 이 조치로 당장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이겠지만, 장기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같이 뉴스가 보도한 8.31 대책 이후 지난 1년 동안의 부동산 시장 동향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전망은 고사하고 현재 집값이 떨어졌는가, 아닌가에 대해서조차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뉴스가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른바 ‘전문가’들의 전망이 이상적인 조건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집값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작년 10월 초 뉴스는 후속 입법이 지연되거나 정책 기조가 바뀔 경우 부동산 시장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토를 달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뉴스는 광범한 정보와 분석에 의한 사실 판단에 근거하기보다는 “8.31 대책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면, 대책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식의 동어반복에 머무르고 있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전망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취재대상이 정부당국자와 몇몇 공인중개사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이들이 각자 정부나 업계의 입장에서 고도의 심리전을 펼 때 뉴스가 이를 분별할 다른 자료를 갖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부가 ‘경고’의 형식을 빌려 퍼뜨리고 있는 거품붕괴론은 가진 집을 빨리 처분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대표적인 심리전 사례입니다. 만일 이것이 먹혀들면 거품붕괴가 현실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연초부터 집값이 들썩인다고 보도한 지난 1월 28일 뉴스는 “정부가 강남 등 특정지역만을 상대로 또 다른 규제정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의 내성만 키워 집값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대목은 거품붕괴론에 대한 맞불인 셈인데, 새 규제정책이 나와도 강남 집값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라는 부동산 업계의 주장을 대변한 꼴이 되었습니다. 

SBS 뉴스는 8.31 대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책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건교부와 서울시, 정부와 여당,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여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갈등을 보도할 때에도 갈등 그 자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더욱이 작년 10월 3일 뉴스는 “8.31 대책 기준으로 보면,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25명이나 투기꾼이 돼 버린다”면서 이들 중 2주택 이상 보유자도 15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부동산 규제가 지나치다는 이미지를 만든 뉴스였습니다.

작년 11월 27일 뉴스는 부동산 투기 사범에 대한 정부의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9천 7백 98명 중 공무원이 27명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무슨 소용이냐는 불만이 당연히 나오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1만 명 가까운 투기꾼 중 공무원이 27명 정도 끼어있다는 이유로 강력한 부동산 정책 무용론까지 펼칠 일은 아닙니다. 지난 3월 1일 뉴스는 8.31 부동산 대책을 주도한 관리들의 상당수가 부동산 규제 대상이 되는 부동산 부자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들 자신이 부동산 부자이면서도 부동산 부자의 규제에 머뭇거리지 않았다면, 칭찬의 대상이 될지언정 비판 거리는 아닙니다.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부자에게는 부담의 과중을,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혜택을 준다는 ‘부동산 정의’의 실현은 이번 정책이 무너지면, 다시 그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부동산 정의의 실현은 장기적 목표입니다. 반면에 세금압박 위주의 부동산정책이 중산층의 소비억제로 인한 경제위축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일은 당면과제입니다. 경제위축이 정책의 표적인 소수의 부동산 부자들이 아니라 서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는 부동산 정의와 경기 활성화라는 두 목표의 충돌로 나타난 사회적 갈등의 성격을 제대로 부각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