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후 37번 재판…150억 행방 묘연
'징역12년→징역 12년→150억원 뇌물죄 무죄→보석 석방→징역3년 선고 후 법정구속→징역 3년 확정'
한편의 법정 영화를 방불케 했던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재판이 끝났다.
2003년 7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서 첫 재판이 열린 뒤 3년 2개월여만이다.
그동안 1심과 항소심 재판이 각각 10번 열렸고, 대법원이 뇌물죄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15번의 파기 환송심 재판이 진행되는 등 검찰과 박 전 장관은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별검사와 최고의 수사기관인 대검 중앙수사부 검사들이 이 사건에 투입됐고,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은 재판 결과에 따라 징역 12년에서 징역 3년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박 전 장관 구속 직후인 2003년 8월에는 현대그룹의 정몽헌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2003년 12월 1심 재판에서 뇌물죄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6개월만에 끝난 항소심에서도 징역 12년과 추징금 148억원을 선고받자 망연자실한 채 한동안 법정에서 일어서지를 못했다.
반전은 5개월 뒤 일어났다.
대법원은 2004년 11월 박 전장관의 자금관리인으로 알려졌던 김영완씨의 진술서가 증거능력이 없다며 현대에서 1억 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 150장을 받았다는 혐의를 무죄로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개인적으로 가장 수치스러운 대목이었던 뇌물죄가 무죄가 난 것이다.
박 전 장관은 보석으로 풀려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과 치열하게 유무죄를 다퉜지만 대북송금 과정에 개입한 직권남용죄와 외국환관리법 위반죄, 알선수재죄 등이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지난해 5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반전과 반전을 거듭한 사건은 28일 대법원이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하면서 끝이 났다.
남은 것은 150억 원의 행방이지만 검찰이 김영완씨를 법정에 세우기 전까지는 묘연하다.
하지만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150억원의 진실은 당분간 미제로 남게 됐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선고 후 지인을 통해 "4년 반 동안 억울한 옥살이에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컸다. 석방되면 처음처럼 동교동으로 돌아가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고 남북화해협력 시대를 꽃피우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북한은 이례적으로 판결 내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의 한 지인은 "최근 방북하는 사람들한테 김정일 위원장이 재판 진행 상황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전 장관은 보석으로 풀려난 기간 등을 제외하고 형기가 1년 3개월 정도 남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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