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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용어 사용의 부적절성

입력 : 2006.09.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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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환경감시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해문제를 보도할 때는 용어나 개념을 엄밀하게 사용하지 않아 위험이 과장되는 수가 흔히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특히 기사의 개요를 전해주는 도입부분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지난 8일 SBS 뉴스는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 역 지하상가에서 냉 난방기를 시험 가동하다가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사고를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수십 명이 가스에 질식했다는 도입말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기사의 내용에는 질식이라는 말은 없고, 두통과 현기증 증세를 호소하다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만 되어있습니다. 뉴스에 나온 진료의사의 설명도 이들의 혈중 농도를 체크했을 때 심한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산소부족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질식이라 할만한 증상은 없었다는 뜻입니다. 10일 뉴스는 가스사고 소식 때문에 손님들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하상가 상인들의 아우성을 전했습니다. 상가 손님들이 크게 줄었다면 그것은 언론의 과장된 사고 보도가 사람들의 공포심을 지나치게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13일 SBS 뉴스도 광주방송이 전한 한 화학공장 염산가스 누출 소식을 보도하면서 종업원들이 가스에 질식됐다는 도입말로 시작했습니다. 이 기사역시 내용은 달랐습니다. 가스를 마신 피해자들은 이 공장의 종업원들이 아니고, 기숙사에 있던 바로 옆 공장의 종업원들이었습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심한 약품냄새가 나서 방밖으로 빠져나왔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뉴스는 기사 본문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염산가스 대신 독가스라는 표현을 남발했고, 사고를 낸 공장의 이름을 화면에서 가려버렸으며, 종업원들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가스누출과 같은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방비를 촉구하는 언론의 지적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스누출은 폐쇄된 공간에서 대량으로 일어났을 때에만 치명적인 사고로 연결될 위험이 있습니다. 사고를 전하는 기사 자체는 흥분도 과장도 말고, 철저한 사실보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12일 SBS 뉴스는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에 일어난 불이 어린 두 남매의 목숨을 앗아간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소식은 화재가 앗아간 한 가족의 행복을 짧은 기사 속에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화마는 순식간에 번져 두 남매의 목숨을 거두고..., 불은 집안을 구석구석 태운 뒤 20여분 후에야 창문을 뚫고 집밖으로 화염을 쏟아냈다.는 등의 표현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로는 해소하지 못한 궁금증이 하나 있습니다. 왜 불이 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면 밝혀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라도 붙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일본의 위성 발사 소식을 전한 11일 SBS 뉴스는 이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한반도, 특히 북한의 군사 시설 등을 관측하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위성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다면, 남북한 전체가 동일한 정보수집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특히 북한이 관측 대상이라는 것인지 뉴스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당국이 그렇게 주장했다면, 그 근거를 추궁했어야 합니다. 

최근 SBS 8시뉴스는 서민을 위한다는 부동산 관련 정책이 결국 서민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12일 뉴스는 전셋값이 폭등해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 가는데 정부대책은 부처간 불협화음만 키우고 있다면서, 그 피해는 서민들의 몫이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부동산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외면하고, 집값만 잡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었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민들을 이중고로 몰아넣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가 집 없는 설움을 더욱 서럽게 만드는 전세대란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람직합니다. 전세대란은 바로 서민들만의 고통인 것도 분명합니다. 그러나 전세대란의 원인을 정부의 부동산정책만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뉴스는 중소형 주택에 대한 가격 상승 기대가 사라지면서 보유부담만 커졌기 때문에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한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을 전했습니다. 집값이 안정되어 굳이 내 집을 가지려 할 이유가 없게 된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 전문가의 설명대로 그래서 전세 수요가 늘어났다면, 집값을 안정시킨 부동산정책을 탓하기 전에, 늘어난 전세 수요에 대한, 다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가, 주택가격 상승기대가 사라졌는가 하는 사실 확인도 안 된 상태입니다. 지난 8월 30일 뉴스는 집값 안정 전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이 전세대란이냐 하는 SBS의 자체 판단도 인터넷에 실린 경제전망대와 기자칼럼이 서로 다릅니다. 뉴스가 지금의 전세 상승을 부분적이고, 계절적인 현상이 아니라 전세대란의 조짐으로 판단한다면, 이를 부동산정책을 비판하는 자료로 사용하기에 앞서, 전세대란 자체에 초점을 맞춰 심층 진단해야 합니다. 전세대란의 뿌리는 1년 전에 나온 8.31 부동산대책보다 깊고, 그 역사도 훨씬 오래 된 고질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