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이냐시오 라모네 사장, "세계화로 문화도 상품화돼 미국 문화만 남을 것"
"오늘날 미디어가 겪고 있는 문제는 세계화와 비슷하게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디어가 가져야 할 다양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권위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냐시오 라모네 사장 겸 주필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화로 인한 미디어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많은 미디어가 소수의 미디어그룹으로 집중화되고 있는데 주로 통신이나 군수업체 등 다른 산업을 시작한 그룹이 신문뿐 아니라 영상과 인터넷 등 거의 모든 매체를 손안에 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미디어는 수적으로는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동일한 내용을 말하고 있고 동일한 가치를 옹호하고 있다"며 "결국 비슷한 소리를 합창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디어의 다양성이 축소되면서 비판적 미디어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군수업체 등 거대 그룹에 미디어가 집중되고 있지만 불행히도 지식인 사회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일반 대중도 더 이상 신문을 신뢰하지 않고 있어 여론이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다는 전통적 개념도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화는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관점으로 볼 수 있다"며 "문화도 하나의 상품에 지나지 않게 되면서 모든 문화가 획일화되기 때문에 개별 국가나 민족이 갖고 있는 문화의 창조성 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의 상품화로 인해 강자만 살아남게 되면서 결국 미국 문화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유네스코는 문화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 30개국의 비준 절차가 남아있지만 미국은 이 협정을 피하기 위해 여러 나라와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추진하는 FTA 가운데 한국과의 협상은 특수하다"며 "이는 한국이 여러 정책을 통해 자국 문화를 키웠고 한국 문화는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문화적 창조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온 세상의 획일화와 표준화에 맞서 싸우는 것은 바로 우리가 문화란 하나의 공산품이 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비단 정치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파리7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기도 한 라모네 사장은 반세계화 운동단체인 ATTAC(시민 지원을 위한 금융거래 과세추진협회)를 주도하고 미국의 문화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대표적 논객으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창간 행사에 참석차 방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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