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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대학의 특혜 입학

심석태

입력 : 2006.09.11 09:26

입학 대가로 기부금…정당성 놓고 논란


국내 일부 대학에서 기부금 입학을 추진하려다 정부의 반대는 물론 일반 국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이를 추진했던 대학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낼 수 있는 부유층 자제를 일부 입학시키는 대신 그 재원을 이용해 일반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줘 가며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요.

학교에서 이른바 학업 성취도에 따라 우열반 편성만 해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부금 입학을 주장하는 학교에서 내세우는 것이 바로 미국 대학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기부금 입학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미국에서 학생 선발권은 거의 전적으로 대학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니 기부금 입학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이런 관행이 무조건 환영받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 시간으로 9일자에서 미국 내 일부 명문대학들이 학교의 재정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정책적으로 부유층과 유명인사들의 자제를 특혜 입학시키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학생을 뽑을 때 졸업생의 자녀에 대해 특혜를 주는 관행은 미국 대학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일부 대학들은 부모의 돈과 명성을 학생 선발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저널에 따르면 최근 대니얼 골든이라는 사람이 쓴 '입학의 대가'에 듀크대와 브라운대의 사례가 실려 있다고 하는군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듀크대학은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부유층 자제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발전 전략을 채택했고 실제로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듀크대는 이 발전 전략에 따라서 세계적인 패션업체 폴로 랄프 로렌의 설립자인 랄프 로렌을 비롯한 경제계 거물들의 자제를 받아들였으며 이들 중 일부가 거액의  기부금을 대학에 내놓았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듀크대학의 기부금 보유액은 지난 1980년 1억3천5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8억 달러로 늘어나 순위도 25위에서 16위로 뛰어 올랐다고 합니다.

캠퍼스가 아름다운 대학으로 유명한 듀크대는 여러 분야에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지만 특히 제가 아는 법대의 경우에는 예일, 하버드, 콜럼비아 등과 함께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가고 있지요. 그렇게 유명세를 얻게 된 배경에 이런 부유층 자제 유치 전략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동부 명문 사립대학들을 지칭하는 아이비리그에 속해 있는 브라운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아이비리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인 자제들의 입학을 허용했다고 하는군요.

존 F. 케네디를 비롯한 역대 대통령 2명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3명, 아카데미상 수상자 7명의 자제 등을 입학시켰답니다. 이들의 자녀들이 대학의 입학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수학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소질이 있는 다른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했다는군요.

이런 노력 덕분으로 브라운대학의 기부금 보유액은 지난 1980년에는 1억2천300만 달러로 전체  29위였으나 지난해에는 16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순위도 26위로 올라섰다고 합니다.

일단 듀크대나 브라운대의 경우 기부금 액수만으로도 대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미국 안에서도 이런 정책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답니다. 문제는 부유층과 유명인사의 자제를 입학시키기 위해 공부 잘 하는 다른 지원자들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랍니다. 특히 이들 대학의 경우 부유층과 유명인사 자제의 입학을 알선하는 중개인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어쩌다 거액의 기부금을 받고 입학을 시켜주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볼 수도 있긴 하겠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 명문대학의 입학경쟁률이 10대 1이기 때문에 결국 수학 능력이 모자라는 부유층과 유명인사 자제 1명을 입학시키기 위해 능력을 갖춘 9명의 수험생을 떨어뜨린 셈이라고 비판을 했답니다.

결국 어느 나라든 대학 입학의 기준은 수학능력이 되는 것이 옳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군요. 어떻게 보면 돈 만으로 안 되는 것도 있는 게 정상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