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살을 빼기 위해 비만 클리닉에서는 약물치료 처방을 합니다. 그런데 이 처방대로 약을 복용한 여성이 우울증을 호소하다 자살까지 시도했습니다.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초반인 박 모 양은 4달 전 한 비만클리닉을 찾았습니다.
2달동안 살 빼는 약을 먹고 20kg을 줄였습니다.
문제는 약을 끊고 2주 뒤에 나타났습니다.
원인모를 불안감 때문에 자살충동이 생겼고 결국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박 모 씨/비만 치료 환자 :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모르게 뛰어 내리게 됐어요.]
다시 병원을 찾은 박 씨는 살빼는 약이 원인이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우울증 치료제 두 종류가 들어 있었는데 약을 끊으면 불안감이 커지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김경곤 교수/가천 길병원 비만클리닉 : 식욕억제제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하면 큰 부작용이 올 수 있고 약을 갑자기 끊는 경우에는 정신적 불안감이 심해질 수 있다.]
우울증 치료제처럼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말 비만 치료약을 처방하는 전국의 병의원 150여 곳을 점검해 59곳에 부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또 비만치료약 처방은 최대 4주로 제한하고 약은 한 가지씩만 사용하라는 권고 사항을 마련했지만 강제력이 없습니다.
[식약청 담당 공무원 : (이런 약을) 많이 먹으면 픽픽 쓰러지거든요. 의사들도 효능·효과나 용법·용량을 꼭 지켜야 된다는 생각이 희박한 것 같고요.]
살을 뺄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도 좋다는 환자의 무모함과 돈벌이에 급급한 잘못된 처방관행을 막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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