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 하강에 대한 각계 각층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부정적인 지표들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했다가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금통위는 8월 콜금리 인상후 뒤이어 열렸다는 점에서도 동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컸다.
◇ 악화되는 경기지표 = 물가·경기·유가·환율·국제금리·북핵문제 등 다양한 변수들이 뒤얽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최근 금통위와 달리 이번에는 경기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의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3.9% 감소, 1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서비스업 생산도 작년 동월 대비 2.1% 증가에 그쳐 1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경기선행지수도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과거 경기선행지수가 작년동월 대비로 5개월 연속 둔화되면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된 비율이 100%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감이 현실로 바뀌는 분위기다.
경제지표가 이같이 악화되는 것은 7월의 집중호우 및 자동차 회사 노조 파업 등 일시적인 요인 탓이 크지만 부정적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경기 하강기에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8월 들어 생산자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했지만 물가가 금리 인상 요인이 될 만큼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 연속 인상 전례 없어 = 과거 콜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한 전례가 없다는 점도 동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8월에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9월에는 선택의 폭의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콜금리 인상을 징검다리를 건너 듯 일정한 템포를 유지해 왔다.
작년 10월 인상 후 11월 동결, 12월 인상 후 올해 1월 동결, 그리고 2월 인상 등으로 콜금리 인상 후에는 반드시 한 달을 쉬어갔다.
이어 한국은행 총재와 일부 금통위원이 교체되는 과도기였던 3월부터 5월까지 석달간 콜금리가 동결한 후 6월 인상, 7월 동결, 8월 인상이라는 템포가 재연됐다.
과거의 예를 살펴봐도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한 전례가 없다.
이는 콜금리 결정과 시장의 반응에 일정한 시차가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후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다는 통화정책 철학에서 기인한다.
결국 두달 연속 인상은 전례를 깰 만큼 강한 인상 요인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9월에는 이같은 요인이 보이지 않았다.
◇ 당분간 동결론 우세 = 콜금리를 바라보는 금통위의 인식이 변한 것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월 금통위 직후 "기존 통화정책 방향을 재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과정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이 총재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경기부양적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고 대신 "현재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대체로 그럴싸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콜금리 수준이 중립적인 수준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의미를 해석된다.
즉 지난해 하반기나 올 상반기에는 경기에 비해 금리수준이 낮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졌다면 이제는 경기에 어울리는 금리에 도달했으니 상황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통화정책은 한 달 지표에 따라 이리저리 갈 수는 없다"고 말해 금리 정책이 급변동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금융가는 이 총재의 발언을 특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들사이에서는 금년내로 콜금리를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은에는 현재 한국의 경제수준을 감안할 때 콜금리 4.50%는 다소 낮은 것 아니냐는 인식도 퍼져 있어 올해안에 한차례 더 금리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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