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마비로 손을 쓰지 못해 발을 이용해 2권의 시집을 발표한 장애우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창원시 신촌동의 장애인 생활시설인 풀잎마을에 거주하는 박연복(33)씨.
박씨는 지난 5일 창원시가 주최한 '제1회 행복나눔의 날' 기념식에서 시집 발간 등 그동안 보인 장애극복의 의지와 열정을 인정받아 장애인 생활자 부문 표창을 수상했다.
박씨는 사지가 마비돼 손과 발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발가락으로 연필을 잡고 시를 써 2005년 11월 발간한 '자작나무 삶을 아름답게' 등 세 권의 시집을 펴내며 꾸준히 감동을 전하고 있다.
그의 시가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특수학교인 경남은광학교를 다니던 1997년.
뇌병변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박씨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1982년 장애인 생활시설인 풀잎마을에 입소해 특수학교를 다니며 재활치료를 받고 발가락으로 연필을 잡는 연습을 해 수백편의 습작을 썼으며, 이를 바탕으로 첫 시집 '새들처럼'을 냈다.
그 이후 1998년 한국 장애인 문인협회 '솟대문학' 겨울호에 '첫만남'이라는 시로 등단했으며, 등단 뒤에도 꾸준히 씨를 써 2004년과 2005년 시집을 잇따라 내면서 내면의 성찰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짧고 명료한 문장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그의 시는 주로 장애로 인해 느끼는 자유에의 갈망과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 또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고 있다.
박노해 시인을 가장 좋아한다는 박씨는 시를 쓰는 이유에 대해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세상을 사는 이유를 나타내기 위해 시를 쓴다는 것.
7년 전부터는 컴퓨터를 구입해 발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려 시를 쓰고 있는 박씨는 앞으로도 계속 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계획이다.
뜻하는 대로 발이 움직이지 않아 한 문장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도 넘지만, 박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상이 떠오르는대로 시를 쓰고 있다.
박씨의 바람은 시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낸 시 가운데 좋은 시를 모으고, 새로 좋은 시를 더 써서 새 시집을 낼 생각"이라며 "새로 내는 시집이 전국 서점에서 팔려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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