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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표 뉴스비평] '인사 파문' 관련 뉴스

입력 : 2006.08.19 14:04|수정 : 2006.08.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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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유진룡 전 문광부 차관의 해임과 관련한 논란을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청와대가 문광부 산하 기관장 후보에 특정인을 추천한 것이 인사 '청탁'이냐, 인사 '협의'냐, 유 전 차관은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절했다가 '괘씸죄'에 걸린 것이냐, 아니면 신문유통원 운영부진에 대한 문책을 당한 것이냐 하는 논란입니다. 그런데 이 논란의 뉴스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1일 SBS 8시뉴스는 8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자신이 해임당한 이유가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절했기 때문이라는 유 전 차관의 주장을 보도했습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그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인사 청탁이 아니라 일상적인 인사 협의를 문광부와 해온 것이며, 차관을 경질한 것은 신문유통원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방기한 것에 대한 문책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SBS 뉴스는 유 전 차관과 청와대의 '진실게임'이 여야의 정치공방으로 번져가고 있다면서, 이 논란이 임시국회와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불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BS 뉴스는 이 논란을 '진실게임'이라고 부름으로써 양쪽 주장 중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셈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 가려내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시다. 사실은 이미 다 드러났습니다. 유 전 차관과 청와대가 같은 사실을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입니다. 청와대가 문광부 산하 기관장 등의 자리에 특정인들을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을 한 쪽은 인사 청탁, 다른 쪽은 인사 협의라고 주장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청탁이든 협의든 청와대가 인사개입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레임덕이라고 해석하든, 관료사회가 그만큼 민주화되었다고 해석하든, 어쨌든 산하 기관장의 인사를 두고 청와대와 문광부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가 큰 뉴스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신문유통원과 관련한 유 전 차관의 업무상 문제가 드러나도 청와대에 대한 괘씸죄가 없었다면 해임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유 전 차관이 아무리 괘씸죄에 걸렸더라도 업무상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해임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게다가 차관은 특별한 잘못 없이도 해임대상이 될 수 있는 정무직 공직자입니다. 해임사유에 대한 논란도 큰 뉴스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13일 SBS 뉴스는 지난 해 말 국회를 통과한 친일파재산 환수법에 따라 출범하게 될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파재산에 대한 조사와 국고 환수 작업에 들어간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일제 강점기 때 주요 친일파가 보유했던 땅은 최대 1억3천여만평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친일파재산 환수가 정치적 전시효과를 넘어 얼마나 실적을 올릴지는 의문입니다. 뉴스는 환수 조치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재산권을 주장하는 대상자들의 재산환수에 대한 강한 법률적 저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위헌소송 등 예상되는 저항을 정부가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궁금한 것은 해방이후 60년이 더 지난 이제까지 처분되지 않고, 친일파 소유로 남아 있는 토지가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뉴스는 이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보도했지만, 평가는 환수 실적이 드러날 때까지 유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15일 SBS 뉴스는 고이즈미 일본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이를 비판한 한국과 중국 정부의 입장을 보도했습니다. 두 나라의 비판 성명에는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은 '깊은 실망과 분노'라는 표현을 썼지만, 중국은 '강력히 항의한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뉴스는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한국 외교부의 고민이 깊다고 분석하고, 중국은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바라보자'는 표현으로 중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 놨다는 좋은 지적을 하면서도 두 나라 정부의 대응에서 나타나는 온도 차이를 부각시키지는 못했습니다.

10일 SBS 뉴스는 한나라당이 그간의 잘못을 뉘우친다며 호남지역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호남의 국민여러분께 섭섭하게 한 점"을 사과한다는 강재섭 대표의 말을 전한 것이 전부입니다. 무엇을 섭섭하게 했다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다른 방송 뉴스에서는 5.18 항쟁 당시의 희생, 호남선 복선화 지연 등 지역발전과 인재 등용 차별 등에 대한 사과, 다음 총선에서 비례대표의 30%를 호남 출신으로 기용하겠다는 강 대표의 약속 등을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말썽이 난 청와대의 실패한 인사개입은 청와대가 하부기관 인사권자에게 행사하고 있는 영향력이 과거와 같이 강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현 청와대와 공직사회의 관계를 상징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뉴스는 실패한 인사개입의 진실게임에 집착하기보다 권력기관 사이 역관계의 변화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사람을 심으려는 청와대의 집착, 그리고 그 결과 일어나는 인사의 문제점으로 시야를 넓힐 것을 권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