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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싸워라" 폭력 조장 '현피' 물의

하대석

입력 : 2006.08.18 21:13|수정 : 2006.08.19 08:25

현실+PLAYER KILLING 합성어…인터넷 시비 끝 실제 만나 싸워

동영상

<8뉴스>

<앵커>

인터넷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끼리 실제로 만나 싸움을 벌이는 일, 이른바 '현피'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이 이런 싸움을 부추기고 있어서 더 큰 문제입니다.

하대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4일 밤 9시 서울 강남역 근처 인도.

고교생 두 명이 서로 주먹다짐을 벌였습니다.

5분 동안 난투극을 벌인 학생들은 처음 만난 사이.

싸움을 미리 알고 구경온 20여 명도 서로 얼굴을 모르는 사이입니다.

싸움의 진원지는 엉뚱하게도 인터넷 사이트.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티셔츠를 팔겠다며 올린 사진을 다른 고등학생이 비난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벌어진 말싸움을 실제 싸움으로 부추긴 것은 네티즌들이었습니다.

격투경기라도 열리듯 포스터를 붙이고, 진 사람은 강제로 퇴출시킨다는 엄포도 올렸습니다.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 : 싸움이 붙었는데 옆에 계시던 분들이 '현피'를 직접 떠서 온라인상에서 싸우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서 싸워라 하는 얘기가 나와서 직접적으로 시간이 거론되면서...]

싸움 사진은 삽시간에 퍼졌고 이를 합성한 티셔츠까지 등장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런 싸움을 '현피'라고 부릅니다.

현실과 플레이어 킬링이라는 캐릭터 죽이기의 머리글자를 합성한 것입니다.

가상과 현실의 폭력이 접목돼 나타난 현상입니다. 

[곽금주/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온라인상의 네티즌이 만드는 그 집단이 생각보다 굉장히 클 수 있고, 군중심리에 의한 공격적인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해서 두 사람이 진짜 오프라인에서 싸우게 만드는...]

온라인상의 비방이 현실로까지 번져나가면서 실제 폭력으로 둔갑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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