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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 피고로?…판결로 본 시대상

곽상은

입력 : 2006.08.18 21:48|수정 : 2006.08.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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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일제 시대 초기의 민사 판결들이 한글로 번역돼서 책으로 나왔습니다. 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우리 생각과는 사뭇 다른 당시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곽상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새로 편찬된 '고등법원 판결록 제2권'입니다.

지난 1912년부터 14년까지, 지금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당시 고등법원의 민사 판결들이 기록돼 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조선 왕실을 상대로 한 소송.

정 모 씨는 명성황후의 묘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땅이 부당하게 편입됐다며 순종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관례를 근거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순종은 일제에 의해 '창덕궁 이왕'으로 격하돼 있습니다.

가족상의 변화도 흥미롭습니다.

김 모 씨는 집을 나간 첩을 돌아오게 하려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첩의 경우, 한 쪽의 뜻만으로도 언제든지 관계를 해소할 수 있다"며 첩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들 없이 딸만 둔 채 숨진 남편의 재산은 모두 부인에게 상속된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이완용, 박영효 같은 유명 인사들의 사건으로 보이는 재산 다툼도 나와 있습니다. 

[유원규/대법원 도서관장 : 구한말부터 일제시대에 이르기까지 법제사 연구 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제 시대 우리 민족의 삶과 관습을 엿볼 수 있는 이 기록들은 대법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