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비리와 관련해 사법부 사상 처음으로 이용훈 대법원장과 12명 대법관 전원,각급 법원장 등 사법부 수뇌부 전원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강도높은 법관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한다.
대법원이 법원 수뇌부 전원 참석, 대국민 사과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이번 법조비리로 사법부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현실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법원은 16일 전국법원장회의에 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각급 법원장 등 46명의 법원 수뇌부가 모두 참석해 법조비리 사태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정리하고 관선변호 제한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한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대법원은 9일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 법원장 26명이 모이는 소규모 회의를 계획했었다.
이 대법원장은 회의에 앞서 대법관 전원과 함께 대국민 사과문과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법원장은 사과문에서 현 상황을 사법부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그동안 법원 안팎에서 발생한 법조비리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사법개혁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은 또 전국 법원장들의 난상토론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장소에 모여 별도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이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와는 별도로 장윤기 법원행정처장은 회의 뒤 강도 높은 법조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법조비리 근절대책으로는 조 전 부장판사 사건에서 드러난 동료·선후배 판사들간의 사건 청탁(일명 관선변호)과 퇴직 판사들에 대한 전관예우 관행의 근절,골프·향응접대 등 부절적한 처신에 대한 암행감찰 강화,비위 판사에 대한 중징계와 인사상 불이익 조처,학계·재야 법조인·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독립적 법관감찰기구 구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42명 광복절 사면·복권
정부는 안희정씨와 신계륜 전 열린우리당 의원,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불법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노무현 대통령 측근을 포함한 142명이 광복절을 맞아 특별사면·복권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사면·복권 외에 가석방,건설 관련업체 제재해제와 벌점삭제 등까지 포함, 5288명 4441업체를 15일자로 특별조처키로 했다.
이번 사면·복권 대상에는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김원길 전 의원도 형평성 차원에서 사면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당 대표 경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까지 유죄가 선고된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나라종금 사건에 연루된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제외됐다.
현대비자금 사건으로 징역 5년형이 확정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건강악화를 고려해 특별감형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성호씨와 김용산 전 극동그룹 회장, 간첩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은 강태운 전 민주노동당 고문을 포함한 70세 이상 고령자와 임산부 등 65명도 사면대상에 포함됐다.
횡령과 분식회계로 처벌받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 등 여당이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사면을 요청했던 재벌 총수들은 모두 제외됐다.
정부는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됐던 5명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 기준에 따른 사면 대상이었으나 본인 의사 또는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제외됐기 때문에 이번에 사면된 것"이라며 "경제인 사면에서 횡령, 국외 재산도피 등 개인적 이익을 위한 범죄나 대출사기 등 기타 범죄로 처벌된 인사는 제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北 수해복구 200억 보낸다
정부는 11일 북한 수해복구를 위해 100억원 가량을 민간 대북지원단체에 제공하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서도 쌀과 복구장비를 지원키로 했다.
대북 수해복구 지원은 민간단체가 자체 확보한 98억6000만원 상당의 구호품과 정부 지원금 100억원을 더해 2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부의 대북지원이 사실상 재개됨에 따라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단절됐던 남북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 수해의 심각성과 정치권 및 각계각층의 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을 감안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긴급구호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수해복구에 지원될 품목은 이재민들에게 시급한 생활필수품과 의약품,기초적인 복구장비 등이다. 민간단체가 확보한 98억6000만원은 현금 18억원, 의약품과 밀가루,경운기 등 현물이 80억원 어치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민간단체에 제공되는 지원과 별도로 적십자사를 통해 쌀과 복구장비 등을 북측에 지원키로 하고 다음주 중 규모와 품목,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쌀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적게는 수만t에서 많게는 10만t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룡 前차관 경질 파문 확산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절한 데 따른 '괘씸죄'로 경질됐다는 유 전 차관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이를 정면 부인하며 강한 불쾌감을 거듭 표시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유 전 차관이 정책에 관한 직무를 회피해서 그 책임을 물은 것"이라며 "정무직 공무원(출신)으로서 자숙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 전 차관이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아리랑TV 부사장 등의 자리에 대해 인사 청탁을 해왔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정 대변인은 "아리랑TV 부사장 인사권은 아리랑TV 사장이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정 대변인은 "(홍보수석실과 유 전 차관간 통화는) 일상적으로,업무상으로 늘 하는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경질 사유의 본질은 참여정부 개혁정책 핵심인 신문법 후속 조치를 유 전 차관이 수수방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 전 차관이 신문사들의 공동배달제 추진 등을 담당하는 신문유통원의 정상화 조치를 등한시하고,직원들이 월급도 받지 못할 정도의 부도 위기 상태로 갈 때까지 방치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우선 아리랑TV 부사장 인사권이 사장에게 있는데,왜 청와대 비서실이 유 전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 협의를 시도했느냐는 점이다.
유 전 차관은 이를 '협의'가 아닌 '압력'으로 느껴 강력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MBC기자 'X파일 보도' 무죄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녹취록인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내용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김득환 부장판사)는 11일 '안기부 X파일' 내용을 보도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기자에 대해 "X파일 사건의 보도행위는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정당행위로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헌법상 기본권인 '통신의 비밀'과 '언론의 자유'가 충돌할 때 목적과 수단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당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최초의 판례다.
재판부는 "보도의 동기,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등을 헌법의 취지에 비춰 판단해 볼 때 위법성이 조각(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것)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통신비밀보호법 자체는 아무런 위법성 조각 사유도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언론의 기능상 보도가 불가피해 두 기본권이 상충되는 경우 통신비밀침해 행위에도 형법상의 정당행위 조항 등 일반적인 위법성 조각 사유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자의 보도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이 입게 된 통신의 자유 및 인격권 침해는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공인의 대화라는 점을 이유로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도청된 대화의 당사자들은 모두 국정 방향, 국가조직의 운영, 국민의 정치생활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적인 인물"이라며 "불법 정치자금이나 대선자금, 명절 떡값 등의 제공을 논의하고 실행했다는 의심할 만한 자료가 있는 이상 보도 결과로 입게 되는 어느 정도의 인격권 침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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