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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서울의 한 구청!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수십명의 대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몇 시에 나오셨어요?) 4시 40분. 잠 안자고 나왔어요. 못 일어나서.]
혹시라도 늦어 여권 신청을 못할까봐 잠을 설치고 나온 사람들의 조는 모습도 보입니다.
[원종춘 : 잠 설치죠. 여기 오려고 신경을 쓰니까 잠을 못 잤죠.]
[전광석 : 불편한 걸 이루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일찍 나와야 되고 그게 제일 불편하지 뭐.]
[박흥서 : 너무 어렵죠. 여권 하나 만드는데 이렇게 복잡하고 너무 일찍 나와야 되고.]
아침식사는 아예 거르고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정일성 : 식사 못하고 나왔습니다. 일찍 나오려고 신경 쓰니까 시간이 없어 가지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 어려움이 더 합니다.
[밤에 일하고 여기 와서 신청해서 표를 받아야 된다 그래서 (오전) 7시에 일이 끝나는데 바로 와서 받아야죠.]
[김용오 : 새벽같이 나와 가지고 (이렇게 힘들어) 되겠어요? 일도 못나가고.]
연일 계속되는 신청 폭주로 인해 여권 발급에 실패한 후, 서너 번째 구청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조영심 : 네 번째거든요. 아, 세 번째, 오늘 네 번째예요. 어제 또 왔다 갔는데 못했습니다.]
[전광석 : 저번에 한 번 왔다 갔어요. 6월 달에 7시, (그 때) 그냥 갔어요.]
이런 대기 시간이 부담스러워 아예 대행업체에 맡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난해 1, 2만원 수준이던 대행 수수료가 최근 5만원까지 치솟는 등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조영심: 여행사에다 맡긴 사람도 많거든요. 저는 네 사람이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잖아요. 비용이 그래서 그냥 나왔어요.]
연일 폭음이 계속되는 더운 날씨에 답답한 지하로 이어진 대기 줄!
지친 시민의 하소연이 이어집니다.
[화장실도 갔다 오고 바람도 쐬고 이렇게 해야지. 계단에다 이렇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래가지고 되겠어요. 창구를 하나 더 만들든가···.]
대기 줄이 길어지자 앉을 자리가 없는 대기자들을 위해 구청에서는 임시로 의자를 꺼내 놓습니다.
[예, 저 식당까지 가요. (대기자) 많은 때에는···.]
수많은 대기자들의 모습을 보자 혹시라도 신청 번호표를 못 받을까 뒤늦게 도착한 사람들의 마음이 급해집니다.
[김광선/88올림픽 권투 금메달리스트 : 나 빨리 해야 하는데 서류신청 빨리 안하면 (아시안 게임) 해설 못하러 갈 거 같은데···.]
[김연철 : 늦은 거 같네요. 줄이 너무 길어서···. (받을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오전 8시30분!
드디어 여권과의 문이 열리고 여권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대기자 번호표가 발급되기 시작합니다.
번호표를 받아들자 비로소 안심하는 사람들.
[불안했죠. 아휴, 너무 좋네···.]
[고생을 하루로 끝냈으니까 다행이죠.]
[일찍 나와서 번호표를 받은 거지 좀 늦게 받으면 오전 내내 여기서 다 소용하고 가는 거예요.]
며칠 전만 해도 번호표도 못 받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요즘엔 다행히 휴가철이라 전보다 나아진 상황입니다.
[탁신선/구청 여권 담당 계장 : 그 전에는 한 7, 80명 되는 분들이 못 받고 돌아가셨는데 지금은 그런 현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번호표를 받았다고 끝은 아닙니다.
인지를 붙여 접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신대성/은행 관계자 : 저희도 (기다리시는 분들 뵈면) 좀 안타깝죠. 계속 기다리시다가 번호표 빼가지고 또 와서 (인지 사려고) 기다리시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한 10분 일찍 열고 그래요.]
그나마 번호가 앞쪽인 사람들은 이렇게 바로 여권 신청을 마칠 수 있지만 번호가 뒤쪽인 사람들은 돌아갔다가 서 너 시간 만에 다시 구청을 찾아야 합니다.
십 여일 전, 이런 똑같은 상황을 거쳐 오늘 여권을 손에 쥐게 된 사람들!
마치 승전보를 울린 승자의 모습처럼 기뻐합니다.
[날짜에 맞게 나왔으니까 기분이 좋죠. 속 시원합니다.]
연일 계속 되는 폭염 속에 여권 하나 만들려고 아직도 구청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여권대란의 현장!
밤잠을 설치고 나온 시민들의 피곤에 지친 모습이 안타까움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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