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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세계연대수요집회

입력 : 2006.08.09 15:40

"광복 61년이지만 나에겐 해방이 오지 않았어"


"다음 주가 광복절이라는데 나에겐 아직 진정한 해방이 오지 않았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7명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 명은 9일 낮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해방 61주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수요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에 공식사과와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이번 세계연대집회 시위는 서울과 부산, 대구를 비롯, 일본·대만·네덜란드·호주·캐나다·홍콩 등 17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78) 할머니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요집회는 꼭 참석 했어. 저들은 자신들이 지은 죄가 뭔지도 몰라. 입을 꼭 다물고 있어"라며 먼저 세상을 떠난 김학순 할머니의 사진을 양손으로 꼭 쥐었다.

강일중(78) 할머니는 "일본군의 만행은 죽어서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내리꽂는 듯한 뙤약볕 속에 집회가 시작된 지 15분.

시위에 참석했던 문필귀(80) 할머니는 무더위가 견디기 힘들었는지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고 집회 장소를 나와 그늘로 자리를 옮겼다.

"이젠 눈물이 다 말랐어"라고 겨우 입을 뗀 문 할머니는 "우린 친구들 초상 치르면서 여기까지 왔어. 하지만 일본과 한국 정부는 우리 얘길 듣지 않아"라며 "해방된 지 60년이 넘었다고 하지만 내겐 아직 진정한 해방은 오지 않았어"라고 한숨지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할머니에게 명예와 인권을', '공식사죄·추모비 건립·군국주의 반대', '우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등이 적힌 나비모양의 카드를 흔들며 일본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이들은 일본과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을 쪽지에 담아 나비 조형물 날개에 붙였고 나비는 대형 풍선과 함께 하늘로 날았다.

나비는 '할머니들의 자유'를 뜻한다.

집회에 참석한 유여원(24·여)씨는 "위안부는 전쟁이 여성에 가할 수 있는 모든 폭력의 집합체"라며 "정부는 자국 여성의 피해를 정치·경제의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과 일본의 평화적 교류를 위한 일본 학생단체 피스로드(Peace Road) 소속 회원들과 나고야 미쯔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관련자들도 참석했다.

강혜정(41)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국제협력위원장은 "일본은 사과와 배상은 물론이고 전후세대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시켜야 하고 한국정부는 일본 정부의 행동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집회 참가자들이 작성한 엽서 100여 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배지 등을 판매한 대금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박물관 건립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