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산업의 동력이 북해 유전에서 북해 풍력으로
독일과 덴마크를 비롯한 고위도 지방 유럽 국가들은 북해(北海, North Sea)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을 에너지 자원으로 일찍부터 활용하고 있다. 태양이 존재하는 한 무궁한 에너지 자원인 태양열과 마찬가지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층인 대기(大氣)가 존재하는 한 바람 역시 무궁한 에너지 자원이 된다. 이른바 풍력(風力, Wind Energy)에너지. 영국도 바람이 많다. 독일 등에 비하면 그동안 풍력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덜 가져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상이변이 이어지고, 그 원인이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임이 밝혀지면서 풍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재미있는 표현이 하나 있다. 환경전문가들이 영국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 "영국은 풍력의 사우디 아라비아(The UK is the Saudi Arabia of wind energy)". 영국은 바람이 많다. 내륙 지방에도 수시로 바람이 불지만 바닷가의 바람은 정말 무궁한 자원으로 손색없다. 영국과 대륙 사이의 바다 북해(北海, North Sea)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영국은 산유국 대열에 합류해 있다. 북해에서 퍼올리는 양질의 석유는 영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환경 전문가들은 20세기 북해의 석유가 영국의 산업을 받쳐줬다면, 이제 21세기는 북해의 바람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 풍력발전으로 현재 영국 전기소비의 26% 생산
현재 영국의 풍력 발전단지(Wind farms)에서 생산하는 풍력 발전 규모는 연간 210메가와트(mega watt, 백만 와트), 그러니까 2억1천만 와트다. 올해에만 추가로 풍력 발전기 60대를 설치해 190메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더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설치하는 규모만 지금까지 설치했던 풍력 발전의 2배 가깝다. 여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영국은 올해 풍력 발전기 60대 설치를 시작으로 해마다 설치대수를 늘려(2012년 부터는 매년 400개씩) 2024년 까지 총 6000개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한다. 그러면 94 테라와트(tera watt, 1조 와트), 그러니까 94조 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영국 전기 수요의 무려 26%에 해당하는 전기다. (자료, 에너지와 환경 연구단체(The open university's Energy and Environment Research Unit, EERU) 풍력이 실질적인 전기생산의 견인차가 된다.
| 북해의 풍력은 석유에서 사우디에 비견 될 만큼 유럽에서 미래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이 될 전망이다. |
풍력 발전 온실가스 감축과 일자리 창출 효과
풍력은 전기 생산만 하는 게 아니다. 무공해 에너지인 탓에 화력발전처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4년에는 현재보다 무려 5.7%나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는 영국이 앞으로 더 많이 짓게 될 원자력 발전소와 비교해도 더 뛰어난 성과다. 2024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 얻게 될 전기는 현재 영국 전력수요의 23% 수준. 풍력이 3% 많다.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도 5%에 불과해 풍력이 더 뛰어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나타낸다. 풍력 발전이 전기 생산, 이산화탄소 감축에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해낸다. 2024년이면 무려 5만개의 일자리가 풍력발전과 관련해 새롭게 생겨난다. 발전기를 만들고, 운반하고, 조립해 설치하는 과정에 종사하는 인력인데 이미 독일에서 입증된 수치다.
원자력 병행하는 영국과 원자력 폐기하는 독일
영국이 2012년부터 목표로 삼은 매년 풍력 발전기 400기 설치는 사실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 현재 생산 능력으로 1년에 2천 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인데 이 정도는 이미 독일이 지난 몇해 동안 설치한 양과 비슷하다. 미국과 비교하면 더 초라해 진다. 미국이 지난 1년간 설치한 숫자보다 약간 적다. 그만큼 영국이 이 분야에서 미국이나 독일에 뒤져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영국은 독일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독일에서는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자취를 감춘다.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지 않아,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들이 수명을 다해 문을 닫을 경우 자연스럽게 원자력 발전이 영원히 중단되는 것이다. 그 공백은 신 재생에너지로 메운다는 게 독일의 구상이다. 이와 달리 영국은 원자력 발전소 추가건설 방침을 세웠다. 석유를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유력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이면서도 미래 에너지원에 대한 인식과 정책에서 이렇게 차이 난다. 아무래도 환경에서 독일을 따라갈 나라는 없어 보인다. 전통적으로 유럽인들은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왔다. 풍차방아(windmill)는 대표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북해의 풍력은 영국과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는 물론 서부 유럽 각국이 협력할 경우 EU의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제주도 북쪽 해안에 가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력 발전 단지가 자리한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특성을 살리고 또 청정 무공해 지역으로 제주도를 가꾸기 위해 풍력 발전을 적극 확대한다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설비는 모두 덴마크 산이다. 고장나면 그냥 서는 경우가 많다. 그것 하나 고치자고 외국서 부품 사오거나 기술자 초빙할 수도 없고…. 산업은 물론 환경 선진국에게 더 뒤지기 전에 부지런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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